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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모바일 게임하듯, 집안 내 정수기·공기청정기 연결…스마트홈 최강자 꿈꾸는 넷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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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웅진코웨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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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6일 서울 신도림동 쉐라톤서울 디큐브시티호텔에서 열린 ‘제4회 넷마블투게더 위드 프레스(NTP)’ 행사에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인공지능(A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넷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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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이 게임‘만’ 하던 회사에서 게임‘도’ 하는 회사로 변신을 시작했다. 스마트홈 시장 진출을 위한 장기적 포석으로 웅진코웨이 인수에 나서면서다. 접점이 넓지 않은 두 회사 사업영역을 어떻게 융합시켜 시너지를 내느냐가 인수전 이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의 지분매각 본입찰에 참여했으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음을 통보받았다”고 14일 공시했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넷마블은 코웨이 지분 25.08%를 소유한 1대 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넷마블은 인수가로 1조 8000억원 중반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굉장히 좋은 사업 기회가 있었고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구독경제 산업에 진입하기 위해 인수를 추진한 것”이라며 “현재 보유 중인 현금을 통해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독경제 통해 스마트홈 사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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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계정수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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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는 넷플릭스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맞춤형 서비스를 받는 형태의 사업구조를 말한다. 코웨이는 정수기·공기청정기·의류청정기·비데·매트리스·전기레인지 등 실물 기기를 빌려준 뒤 이를 유지·관리해주는 구독경제 형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 관리 중인 계정 수(구독자 수)는 701만개(국내 609만개)다.

서장원 넷마블 투자전략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이용자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운영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이 기술들을 코웨이가 보유한 모든 실물 기기(디바이스)에 접목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게임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AI 원천기술을 활용해 야구앱 ‘페이지’를 만든 엔씨소프트처럼, 게임 기술을 다른 분야에 응용하는 사례도 많다.

넷마블은 이 같은 구독경제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장차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모바일 게임이라는 매체로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연결했듯이 코웨이가 가진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집안 내 사물인터넷(IoT)기기를 연결해 스마트홈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이 2017년 220억 달러(약 26조원)에서 2023년 1920억 달러(약 22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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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스마트홈 시장 규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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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코웨이는 이미 전통적인 렌털업체에서 각종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홈 관련 업체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미국 아마존이 사물인터넷 기반 주문 서비스(DRS) 방식으로 판매하는 코웨이의 공기청정기 ‘에어메가’가 대표적이다. DRS방식이란 제품 구매 후 필터 상태가 나빠지면 내장 센서가 이를 감지해 아마존에서 필요한 필터를 자동으로 주문해 배달받는 방식이다. 이 센서를 아마존과 코웨이가 공동개발했다. 2017년 약 4만5000대가 팔렸던 에어메가는 DRS 방식 도입 후인 지난해 12만 대가 팔렸다.

코웨이 관계자는 “청정기의 경우 실내 공기 질과 외부 공기 질을 분석해 고객에게 ‘창문을 여세요’ 등의 해법을 제공하는 등 초기 단계 스마트홈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회사→IT 회사 외연 확장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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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엑스포에서 열린 '2019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코웨이 부스에 인공지능을 접합한 비데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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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에선 넷마블이 게임회사(한게임)로 출발했다가 게임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응용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한 뒤 종합 IT 회사로 정체성을 바꾼 NHN과 비슷한 경로로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NHN은 네이버와 분할한 직후인 2014년 연간 매출의 88%를 게임 부문에서 올렸다. 하지만 한국사이버결제, 티켓링크 등을 인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다변화했다. 지난해 총 1조 2821억원의 매출 중 65%가 게임 외 신산업 분야 매출이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에 집중한 넷마블의 사업구조는 게임의 흥행 여부에 따라 변동 폭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안정적 수익이 나오는 플랫폼을 가진 코웨이와 결합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구상이 실제 실현되려면 접점이 적은 두 분야의 이종 교배를 어떻게 성공시킬 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을 확보한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다만 게임은 가구가 아닌 개인 중심 사업일 뿐만 아니라 이용자 연령대도 20~40대 남성층 비중이 높다"며 "스마트홈의 주력 타깃 층과 달라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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