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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단독]국책은행 대출액 중 항공업 0%대…미래항공산업 육성 의지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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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윤경 의원, 은행권 자료 분석

국책은행과 금융공기업들의 전체 대출액에서 항공산업 업체의 비중이 대부분 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자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항공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으나, 정작 국책은행과 금융공기업들은 이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제윤경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대출잔액 165조원 중 항공산업 분야 업체에 대한 대출액은 2403억원으로 전체의 0.14%에 불과했다.

무역보험공사는 전체의 0.2%, 중소기업진흥공단 0.7%, 기술보증기금 0.3% 등 금융공기업들도 항공산업에 대해 0%대의 저조한 대출 비중을 보였다. 산업은행의 경우 2012년엔 전체 대출잔액 69조원 중 항공산업 업체 대출액이 1조6000억원(2.4%)이었다. 올해 6월 말 현재는 전체 대출액 116조원 중 1조9840억원(1.7%)으로 대출액은 늘었으나 비중은 줄었다.

담당 인력도 초라한 수준이다. 항공산업 분야 대출과 관련 금융 지원·상담, 기술력 등을 평가하는 인력은 산업은행 1명뿐이고, 기업은행은 아예 전무하다. 이러다보니 은행은 서류상의 실적이나 재무상태만 보고 대출심사를 하고, 연구와 설비투자 등에 주력하는 업체들은 높은 이자를 감수해야 한다. 제 의원실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이 찾아가는 항공산업 분야의 대표적인 한 중소업체도 지난해까지 국책은행에서 연 9%대 금리로 대출을 썼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산업 분야 제조업체 수는 2017년 말 기준 432개사다. 국내 항공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0.1%, 수출액의 0.5% 수준이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 공약사업 중엔 ‘경남 진주·사천의 항공우주산업 메카 육성’ 등이 포함된 바 있다.

제윤경 의원은 “항공산업은 장기간 꾸준한 지원이 필요한데도 국책은행들마저 재무제표만으로 기업을 평가하고 있다”며 “이는 항공산업 활성화에 주력하는 정부 방침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대기업 등에 대한 여신비율 제한이 있는데, 항공산업은 중소기업의 여신 수요가 많지 않은 편”이라면서도 “지원 확대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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