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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낙연 22일 방일…아베 면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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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2~24일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식에 참석한다고 총리실이 13일 밝혔다. 총리실은 “이 총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최 연회에 참석하고, 일본 정·재계 등 주요 인사와도 면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총리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10월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한 이후 처음 열리는 최고위급 회담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주변에 여러 차례 “(일왕)즉위식을 여러 중요한 계기의 하나로 보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해 왔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 총리의 즉위식 참석으로 지난 7월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 국가 배제 조치 이후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는 양국 관계에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 총리, 일왕 즉위식 참석…징용 판결 관계악화 이후 한·일 최고위급 회담

중앙일보

나루히토 일왕이 지난 4일 일본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임시국회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국회 본회의에서 정책연설을 하는 모습.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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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의 해외 순방에는 통상 정부 차관급 인사가 수행하는 관례에 따라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함께 방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와 조 차관은 정부 내 대표적인 ‘지일파 인사’로 꼽힌다. 일본의 국가적인 잔칫날에 두 사람을 동시 파견하게 되면 그 자체로 한국 정부로선 유화적인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총리실은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개별 회동 일정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다. 아베 총리 주최 만찬 전인 23일 오전·오후에 외빈들과의 만남이 몰려 있는 만큼 이 총리와 아베 총리의 면담도 23일 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한국 정부는 8월 15일부터 정상급 대화를 제안하고 있지만 일본이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총리가 일종의 특사 성격으로 가는 만큼 친서 등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면담시간은 15~20분 정도가 될 공산이 크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따라서 이 총리가 아베 총리와의 면담에서 강제징용 해법과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에 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긴 하겠지만 깊이 있는 논의까지 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총리는 일 정부의 ‘넘버 투’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면담하는 일정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강제징용과 관련한 심도 있는 해법은 이 자리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스가 장관이 지난 11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재개를 거론한 것과 관련해 “일·미·한(한·미·일)은 여러 레벨에서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중이며, 앞으로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북의 프로세스를 후원하고 싶다”며 한·미·일 3국 공조를 강조한 만큼 북한 문제를 공통분모로 한·일 간 공감대를 형성할 수도 있다.

이 총리의 방일이 결정되기까지는 여러 물밑 조율이 다각도로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즉위식에 참석하는 안도 모색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한국으로선 뚜렷한 내부 조율이 없는 상황에서 짧은 면담을 위해 문 대통령이 가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고, 일본으로서도 강제징용자 문제 해법이 마련되지 않은 채 ‘무역규제(화이트국가 리스트 배제)-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를 논의하기 부담스러워 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 정부는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즉위식 초청장을 보냈지만 별도로 문 대통령 등 최고위급 참석을 요청해 오지는 않았다고 한다. 초청장도 한국을 특정한 것이 아니라 일본과 수교한 195개국에 보낸 것과 동일한 것이었다.

백민정·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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