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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설]민통선 멧돼지에서 잇단 돼지열병 검출, 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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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강원도 철원의 한 군부대가 지난 12일 신고한 멧돼지 두 마리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11일에는 경기도 연천에서도 ASF 감염 멧돼지가 확인됐다. ASF 감염 멧돼지가 발견된 곳은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로 철책선 이남 지역이다. 멧돼지가 북한 지역에서 넘어온 거라면 철책선을 통과했다는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감염 매개체로 활동한다는 의미다. 어느 경우든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감염 멧돼지가 발견된 연천과 철원은 수십㎞ 떨어져 있다. 접경지역에서 감염 멧돼지가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멧돼지는 특정 지역에 모여 사는 정주성 동물이지만 먹이가 떨어지면 머물던 곳을 떠나 이동한다. ASF 잠복기는 최대 20일에 달한다. ASF 감염 멧돼지가 경기 이남 지역으로 남하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 대응은 늘 한 박자 늦고 예측은 벗어난다. “북한 멧돼지의 남하는 불가능하다”고 했으나 지난달 인천 강화군에서 북한 멧돼지의 월남 사실이 확인됐고, 지난 2일에는 비무장지대에서 ASF 감염 멧돼지가 발견됐다. 그리고 불과 10일 만에 철책선을 넘어 연천·철원 등에까지 감염이 확인됐다. 차량에 의한 2차 전염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초기 차단방역에는 틈이 작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발병 한달이 다 가도록 정확한 감염 경로조차 확인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인천~서울~고성을 잇는 경계지역 남·북쪽을 1·2차 차단지역으로 설정, 이곳에 서식하는 멧돼지를 모두 없애겠다고 했다. 늦었지만 정부는 ASF 남하를 총력을 다해 막아야 할 것이다. 이달 중순부터는 철새 이동철이다. 쥐 등 설치류는 물론 조류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낮더라도 방심해서는 안된다. 북한과의 공동방역 노력은 멈추지 말아야 하고, 시민을 상대로 한 협조 당부·홍보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하더라도 이겨낼지 장담할 수 없는 것이 ASF이고, 실패하면 양돈농가 붕괴 등 국가적 재난을 피할 수 없게 됨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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