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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헤럴드경제 '골프상식 백과사전'

[골프상식백과사전 185] 미국 골프장들의 수요창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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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프린스빌마카이가 운영하는 선셋 골프카트 투어 상품.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18홀 라운드만 마치면 골프는 다 끝나는 것일까? 신규 수요를 꾸준히 창출해야 하는 골프장 업계는 골퍼들이 더 자주 골프장을 찾을 플러스 알파를 연구한다.

한국에서는 골프장까지 오가는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골프 라운드가 하루의 일과이기도 하다. 라운드를 마치면 사우나를 하고 식사를 하는 등 하루의 시간을 온전히 보내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골프장에 도착해 드라이빙레인지에서 티오프 전까지 연습볼을 친 뒤에 라운드를 시작해 마친 뒤에 간단히 샤워만 마치고 떠나기도 한다.

골프장이 가까이 있기도 하거니와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골프 라이프 스타일과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색다른 즐길거리가 있으면 골퍼는 골프장에 더 머물거나 새로운 고객이 만들어진다.

미국의 골프장 전문 격월간지 <골프Inc> 최근호에서 전 세계 골프장의 절반을 가진 미국 회원제와 퍼블릭 코스에서의 새로운 부가시설(Amenities)들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골프 외에 유효 수요를 창출해야 하는 국내 골프 리조트들에는 좋은 참고 사항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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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석양을 감상하는 프린스빌의 새로운 관광 상품 카트 투어.


카트투어: 프린스빌 마카이GC, 하와이 프린스빌

하와이 카우이섬에 위치한 퍼블릭 코스인 프린스빌 마카이골프클럽은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에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선셋을 가진 곳’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그 시간대에 골프라운드를 즐기는 이들만 멋진 광경을 보면서 라운드를 마치곤 했다. 골프장 지배인 덕 수터는 ‘선셋 골프카트 투어’라는 상품을 만들었는데 그게 대박이 났다.

골프 내장객이 늘어난 건 물론이거니와 골프를 치지 않는 단순 관광객들도 이 상품을 이용했다. 방식은 단순하기 이를 데 없다. 연인이나 부부가 2인승 카트를 타고 인솔 카트를 따라 줄줄이 코스를 누비면서 석양을 감상하는 게 전부다. 하지만 어두워지는 코스에서 석양 노을을 다양한 위치에서 즐기고 자연 속에 카트 드라이브를 하는 이 상품은 이제는 하와이의 새로운 명물 관광상품이 됐다.

정규 골프 라운드가 마무리되거나 석양이 질 때부터 시작되는 이 투어는 코스 내 5군데에서 정차하고 쉬었다가 떠나며 총 1시간 반이 소요된다. 골프장은 카트가 정차하고 잠시 쉬었다 가는 뷰 포인트마다 네이밍을 붙였고 안내판도 달았다. 이용요금 69달러의 카트 투어 이용객은 지난해 5천명이 넘었고, 이들로 인한 레스토랑 추가 매출을 제외하고 카트 투어로만 15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국내에 석양이 좋은 골프장이 있다면 고려해볼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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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잭내셔널은 코스 바로 옆에 놀이공원을 조성했다.


놀이공원: 블루잭내셔널, 텍사스 몽고메리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설계해서 내놓은 텍사스의 멤버십 골프장인 블루잭내셔널은 가족친화형 골프 리조트다. 그 안에 실외 수영장과 탁구대와 볼링 레인 등을 깔아 가족들이 골프 외에도 시간을 함께 보내고 즐기며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텍사스주의 최고로 평가받는 18홀 골프장에는 파3 홀 10개를 만들어 라이트 시설을 해서 밤늦게까지 라운드할 수 있도록 했다. 회원제 코스 바로 옆에 풀장이 있는 리조트로 홍보하면서 가족단위 회원 모집에 성공했다. 물론 우즈의 이름값이 홍보에 큰 역할을 했다.

글램핑: 빅시더롯지, 미주리 리지데일

미주리주의 산간에 조성된 퍼블릭 리조트인 빅시더롯지 골프장은 골프장 주변의 산간을 이용해서 색다른 캠프 시설을 조성해 글램핑으로 추가 수입을 올렸다. 텐트 안에는 의외로 킹사이즈 고급 침대에 샹들리에까지 달았고, 욕조까지 럭셔리하게 설치했다. 야생에서 자는 색다른 경험과 함께 집에서 느끼는 편안함을 함께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서로 안 어울릴 듯한 이런 조합 상품을 통해 골프장과 골프텔을 이용하던 기존 이용객과는 전혀 다른 신규 수요가 창출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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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트룬컨트리는 클럽하우스 2층에 스포츠클럽을 만들어서 인기다.


스포츠 클럽: 트룬컨트리클럽, 애리조나 스콧데일

세계 최대의 골프장 운영 기업인 트룬골프가 애리조나에서 운영하는 트룬컨트리클럽은 최근 클럽하우스를 리노베이션 한 뒤에 가장 전망 좋은 2층에 피트니스 스포츠 클럽을 만들었다. 창을 내어 밖에서 라운드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했고 트레드 밀, 노젓기 기구 등 최신 운동 기구들로 세팅했다. 이 결과 신규 회원 모집 효과를 크게 봤다고 한다. 골프를 마친 뒤 체력과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들을 위한 아이디어였던 셈이다.

야외 수영장: DC랜치, 애리조나 스콧데일

애리조나에 위치한 DC랜치 골프장은 야외 수영장을 클럽하우스 앞마당에 만들어서 오랜 회원들에게 달라진 느낌과 골프장이 업그레이드 됐음을 각인시켰다. 이에 따라 최근 1년여 사이에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오는 회원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85명의 신규 회원이 생기기도 했다. 코스를 리노베이션하지 않으면서도 골프장의 매출도 늘어났다. 회원제 골프장은 골프를 넘어선 커뮤니티 공간의 기능까지 담당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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