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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설] ‘돈 살포’에 중앙정부 빚만 700조… 미래 세대가 떠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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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나랏빚이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중앙정부의 채무는 한 달 만에 5조7000억원 불어 8월 말 현재 69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나랏빚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은 국가재정이 ‘적자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올 들어 8월까지 통합재정수지는 22조3000억원,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사회보장성 기금 등을 뺀 관리재정수지는 49조5000억원 적자를 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보장성 기금이 흑자를 내는데도 통합재정수지마저 이처럼 큰 적자를 내기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빚의 증가 속도가 정부 전망보다 훨씬 빠르다는 데 있다. 세수가 줄 것이라는 전망 아래 올해 새로 짠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통합재정수지가 6조5000억원, 관리재정수지가 37조6000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 빚 수레바퀴가 빠르게 구르면서 이런 전망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세금을 살포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복지를 내걸고 살포되는 각종 보조금은 지난 2년 동안 29조9000억원이나 불어나 올해 124조원에 달한다. 각종 보조금은 제대로 관리되지도 않는다. 올 1∼7월 부정수급 사례가 12만869건, 1854억원에 달했다. 확인되지 않은 것을 포함하면 천문학적인 세금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새고 있을 것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러고도 나라가 빚더미에 오르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적자에 멍든 재정이 회복될 것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시장 전망을 웃도는 좋은 실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5.29%, 영업이익은 무려 56.18%나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이렇다면 초유의 불황 충격을 받은 다른 기업의 사정은 불문가지다. 세수는 더욱 줄고, 재정은 더 멍들 게 빤하다. 실제 올 1∼8월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7000억원이나 덜 걷혔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재정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513조원에 이르는 내년 정부 예산안부터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세금을 뿌리는 포퓰리즘 정책도 뿌리 뽑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젊은 세대를 포함한 미래 세대는 감당하기 힘든 빚더미에 올라앉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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