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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영국 정부 “브렉시트 합의 불가능”… 비관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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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ㆍ메르켈 통화에서도 ‘안전장치’ 이견 못좁혀
한국일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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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의 통행ㆍ통관 자유를 보장하는 안전장치, 이른바 ‘백스톱(backstop)’을 둘러싼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면서 영국 정부 내에서조차 비관론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8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하고 브렉시트 협상 문제를 논의했다. BBC는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 “메르켈 총리는 영국의 브렉시트 대안을 토대로 한 합의는 ‘극히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국 측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두 정상의 통화 직후 영국 총리실 관계자는 “합의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고, 다른 정부관계자도 “우리의 새로운 제안에 EU는 1㎝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메르켈 총리는 북아일랜드가 EU 관세동맹에 남지 않는 한 브렉시트 합의는 없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브렉시트 협상은 백스톱 조항을 놓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기존 탈퇴 협정에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국경 통과 시 통행ㆍ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 회피에 관한 합의가 무산될 경우 영국령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기로 했다.

이에 존슨 총리는 2일 백스톱을 없애는 대신 ‘4년 동안 두 개의 국경’을 골자로 한 대안을 EU 측에 제시했다. 브렉시트 이행 기간이 종료되는 2020년 말 이후 북아일랜드는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되, 2025년까지 농식품 및 상품 분야는 EU 단일시장 규제를 적용 받는다는 내용이다. 그 뒤에는 북아일랜드 자치정부ㆍ의회가 EU 규제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EU는 북아일랜드가 계속 관세동맹에 남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아일랜드에 EU 단일시장 규제를 적용할지 말지, 거부권도 줄 수 없다고 본다.

이런 확고한 견해 차를 근거로 영국 정부는 협상 결렬을 예상하고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전날 정치매체 ‘스펙테이터’는 총리실에서 유출된 메모를 보도했는데 “브렉시트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다시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EU가 존슨 총리의 새 제안을 끝내 거부할 경우 이번 주에 합의 결렬을 확정ㆍ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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