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오전 발사한 발사체는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된다고 군은 밝혔다. 사진은 북한이 2017년 5월 시험 발사한 '북극성-2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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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일 북극성 계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강한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만 표명했다. 북미 대화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이나, 북한의 위협에 지나치게 저자세로 임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북한이 이날 오전 7시 11분 SLBM 추정 미사일을 쏘자, 청와대는 오전 7시 50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북한의 발사와 관련, SLBM을 시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정밀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북한이 2017년 5월 ‘북극성-2형’을 발사한 이후 2년 5개월여 만에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쏜 것이지만, 청와대는 관련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회의는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방사포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정 실장이 주재했으며, 형식 역시 국가지도통신망 원격회의로 진행됐다.
북한을 향한 발언도 절제했다.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10월 5일 북미협상 재개를 앞두고 이러한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는 것이 전부였다. ‘유감을 표명한다’거나 ‘중단을 촉구한다’와 같은 표현도 사용하지 않았다. 북한이 SLBM을 시험발사했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청와대는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은 유엔 안보리가 하는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이러한 청와대의 반응은 북극성-2형 발사 당시 문 대통령이 직접 NSC를 주재하고, 그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 행위로 우리 정부는 이를 강력 규탄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것과도 대조된다. 이에 야당은 “청와대는 항의 전화조차 하지 않고 여전히 묵묵부답”(김현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이라며 정부의 ‘저자세’를 비난했다.
다만 청와대는 북미 실무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의도를 정교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과도한 대응이 자칫 대화 분위기를 깰 수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SC 상임위는 “북한의 의도와 배경에 대해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하기로 하였다”며 “이번 북미 간 협상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을 위해 실질적인 진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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