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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대만대선 D-100]② 미중 대결의 '열점'으로…격랑의 대만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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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도·태평양 전략 중요 파트너로 차이잉원 적극 지원

中 대만 군사압박 강화에 美 '항행의 자유' 작전·무기 판매로 맞불

연합뉴스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주석(오른쪽)
[AP=연합뉴스]



(타이베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100일 앞으로 다가온 대만 대선이 탈중국화를 지향하는 집권 민진당과 중국 본토와 '양안 관계'를 중시하는 국민당 사이의 양자 대결로 흘러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도 치열한 장외 간접 대결을 벌이는 모습이다.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미중 갈등이 외교·군사·기술·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전면전으로 확전하는 가운데 중국이 유일하게 수복하지 못한 영토로 여기는 대만은 미중 마찰의 에너지가 분출하는 열점(熱點)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선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중국은 올해 군사·외교·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압박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렸다. 대만인들이 차기 대선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이에 맞서 미국은 탈중국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직·간접적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차이 총통의 재선을 원치 않는 중국과 차이 총통의 재선을 선호하는 미국이 장외 간접 대결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먼저 군사적인 측면에서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행사할 경우 개입할 수 있다는 신호를 적극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자 미국은 올해 들어 중국이 '앞바다'로 여기는 대만해협에 거의 월례적으로 군함을 통과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펴고 있다.

작년까지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가 연 한 차례 정도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부쩍 빈번해진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노골적으로 중국에 견제구를 던지는 행위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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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대만해협 통과한 美해군 이지스 순양함 앤티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들어서는 미군 특수작전기 MC-130J의 대만해협 상공 통과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단교했지만 국내법인 '대만관계법'에 따라 유사시 대만에 군사적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대만에 F-16V와 M1A2 에이브럼스 전차의 대만형인 M1A2T 전차, 스팅어 미사일 등 첨단 무기 수출을 결정함으로써 차이 총통에 큰 '안보 선물'을 안겼다.

중국이 연초부터 '무력 통일' 카드를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대만을 강력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미국의 도움으로 대만이 핵심 육상·공중 전력을 대폭 보강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작지 않다.

과거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크게 해치지 않기 위해 대만이 최소한의 방어 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선에서만 제한적으로 무기 수출을 해 왔다. 따라서 이번 첨단 무기 수입을 통한 군 현대화는 차이 총통에게는 내부에 대대적으로 선전할 수 있는 큰 '업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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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공군의 F-16V 전투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외교적으로도 미국은 차이 총통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차이 총통이 중남미나 태평양의 수교국 순방을 할 때마다 뉴욕 등 미국의 주요 도시를 '경유 방문'하도록 배려하는 등 외교적 공간을 넓혀주고 있다.

전면적인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은 대만을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적 카드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사적·경제적 팽창을 경계하는 미국은 대만을 중국 억지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 파트너로 공식화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6월 펴낸 '인도태평양전략보고서'에서 민주주의 국가들과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미국의 노력을 기술하면서 대만을 '국가'(country)로 언급했다.

이는 중국이 극도로 중요시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노골적으로 충돌한다는 점에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의 이 같은 전폭적 지지는 차이 총통의 재선 가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판스핑(范世平) 대만사범대 정치학연구소 교수는 "내년 대선은 표면적으로는 민진당과 국민당의 선거지만 배후에는 중국과 미국이 있고, 미국은 차이잉원을 명확히 지지하고 있다"며 "미국은 차이잉원이 절제되고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는 신뢰할 수 있는 정치적 인물로 여긴다"고 말했다.

판 교수는 "미국이 대만을 더욱 강하게 지지하는 것은 다시 대만 민중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중국이 대만을 압박하면 미국은 차이잉원을 지지하고, 대만 일반 민중은 차이잉원을 지지하는 고리가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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