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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조국 부인 정경심 소환 지연···건강 탓인가, 전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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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변호인 이인걸 변호사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비공개 소환 조사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 교수 소환 조사가 늦어지는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과 정 교수 측이 소환을 앞두고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해 자녀 입시에 활용한 혐의(사문서위조)로 불구속기소된 정 교수의 소환 조사 시점을 조율 중이다. 검찰은 정 교수 소환 시점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당초 비공개 소환하지 않겠다던 입장도 뒤집었다. 정 교수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출석 과정에서 돌발 상황이 생길 것을 우려한 결정이라고 한다.

검찰은 소환 조사 일정은 ‘조율’이 아니라 ‘통보’하는 것이라던 기존 입장도 바꿨다. 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수사 당시 전직 대법관 등을 공개 소환하며 “소환 일정은 조율이 아니라 통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정 교수 소환을 앞두고 물밑 조율이 활발한 분위기다. 검찰 관계자는 “조율 중이라는 것 외에는 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세계일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소환을 대비해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의 판단을 두고 검찰 조직 안팎에선 “현직 법무장관의 부인이라고 특혜를 주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비공개가 맞는 방향일 수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한 검찰 특수부 출신 변호사는 “정 교수가 검찰청사에 대기 중이던 취재진 앞에서 쓰러지기라도 하면 조사는 물론 향후 구속영장 청구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씨가 사모펀드 관련 혐의로 기소를 앞두고 있지 않으냐”면서 “기소되면 공소장이 공개된다. 정 교수 측은 그걸 분석해 방어 논리를 구축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검찰이 피의자 소환 일정을 미리 공개해 포토라인에 서게 하는 것을 하나의 수사 기법으로 활용해왔지만, 지금은 인권 침해라는 지적을 받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비공개 소환이 원활한 수사를 위해 적절할 것이란 의미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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