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공군기지서 국군의 날 행사
DMZ 초소 철거 등 사례로 들어
“평화는 지키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
F-35A 3대 기지 상공 편대 비행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에 탑승해 기념식이 열린 대구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국군의 날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올해 공군 창설 70주년이라는 점과 공중전투사령부, 11전투비행단 등이 위치해 영공 방어의 핵심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역대 최초로 내년도 국방예산을 50조 원 넘게 편성했다”면서 “더 강력하고 정확한 미사일방어체계, 신형잠수함과 경항모급 상륙함, 군사위성 등 최첨단 방위체계로 어떠한 잠재적 안보 위협에도 주도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사에 앞서 정경두 국방장관과 육·해·공군 핵심 전력을 지상 사열한 문 대통령은 F-15K 전투기 4대가 동해 독도, 서해 직도, 남해 마라도 영공에 대한 영공수호 비행에 나서도록 출격을 지시하기도 했다.
공중분열 순서에선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가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첫 도입된 지 7개월여만이다. F-35A 3대는 공중분열에서 대구 기지 위를 편대 비행했다. 1일 현재 F-35A 8대를 청주 공군기지에서 전력화하고 있는 군은 2021년까지 40대를 보유할 계획이다. 레이더에 걸리지 않고 북한 전역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F-35A에 대해 북한은 노골적으로 반발했고, 이를 의식해서인지 우리 군은 F-35A 도입 관련 행사는 아예 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9·19 남북 군사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군의 결단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군의 용기와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는 비무장지대 내 초소를 철거하고, JSA(공동경비구역)를 완전한 비무장 구역으로 만들 수 있었다”며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남북 군사합의를 이끌어내고 실천한 군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100여년 전 ‘신흥무관학교’에서 시작한 육군,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학교로부터 시작한 공군, 독립운동가와 민간 상선사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해군”등을 차례로 언급하면서 “국군의 뿌리는 독립운동과 애국에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애국’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 대한광복회 결성지, 한국전쟁 당시 반격의 교두보를 마련한 다부동 전투까지 나라가 어려울 때면 항상 대구시민들은 놀라운 애국심을 보여주셨다”는 말도 했다.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지난해 제58주년 2·28 민주운동 기념식과 7번째 경제투어(로봇산업)에 이어 이번이 취임 후 세 번째다.
◆정의용 옆자리엔 목함지뢰 하재헌 중사=이날 귀빈석에는 2015년 북한 목함지뢰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옆에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하 중사의 ‘공상’ 판정 논란이 일자 “관련 법조문을 탄력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고 지시했다. 행사 종료 뒤 문 대통령은 하 중사와 잠깐 대화를 나누고 포옹을 하기도 했다.
이철재·위문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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