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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fn★인터뷰] 엄시문 작가 “작품에 ‘공생공존’ 자연 순리 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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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작가 엄시문(65)이 일곱번째 개인전을 열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교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개인전 타이틀은 '물질 탐구를 통한 자연과 인간의 관계성 소환'이다. 작가가 40여년간 일관되게 탐구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성'의 연장선. 10여년 만에 개인전을 갖는 만큼, 더욱 다채롭고 폭넓게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조망했다는 평가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작가가 즐겨 사용한 바람, 구름, 산, 나무, 물, 흙 등 자연적 조형언어 대신 동물형상을 새롭게 표현한 점이다.

동물형상은 여러 자연적 요소와 다르게 역동적 구도로 표현했다. '동물도감'에서는 폭력이나 강압 등에 의해 죽음의 지점으로 집단몰이 당하는 세상 동물들의 비극적 운명을 상징적으로 표현했고, '약육강식'에서는 공존, 공생의 질서가 흔들리는 불편한 현실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대변했다.

엄시문의 일곱번째 개인전 '물질 탐구를 통한 자연과 인간의 관계성 소환'은 10월 2일부터 7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이하는 작가와의 일문 일답.


파이낸셜뉴스

-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소개하자면?

"우리 사회는 인간의 이익에 집착하여 행해지는 무분별한 자연(원) 개발이라는 측면과 자연 그대로의 보존에 가치를 둔 자연에 순응하는 양대 틀 속에서 지속적으로 대립하여 왔다. 이에 주목하여 이번 전시에 작가적 소망을 담아냈다."

- 준비해 온 과정이 궁금하다.

"이번 개인전은 나이가 60대 후반으로 가며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50여 년 화업을 정리하고 다음을 도모해야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5회전 이후 10년의 공백이 있었는데 작업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가장 힘든 시기로 생각된다. 가족과 제자들을 비롯한 주변 지인들의 응원 없이는 용기 낼 수 없는 전시였다. 이번 전시는 그간 단체전에 출품했던 작품과 작년과 올해 제작된 근작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 독자들에게 자신의 작품 2~3점 정도를 소개해 달라.

"미술에 본격적으로 입문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지속해온 모래 작업은 강가에서 자라온 환경과 무관치 않다. 친근한 자연물질인 모래는 다루기 쉬운 물감이 된 셈이다. 이러한 모래를 가지고 땅과 나무, 동물 등을 형상화 해왔다. 앙상한 나뭇가지와 무거운 배경의 나목 시리즈는 2010년 이후 침체된 삶의 흔적들이 반영된 작품들이다. 2019년 들어 제작된 동물 시리즈는 동물원에 갇혀 평생을 보내야 하는 동물의 비극을 인간의 이기심에 비추어 제작된 작품들로 공생공존의 자연 순리 법칙을 작품 속에 끌어들여 표현했다."

- 이번 작품들은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았나.

"길 위의 흔적, 갈라진 시멘트, 논과 밭의 골, 도시의 건물, 바닥에 번진 물의 흔적, 쓰러진 고목, 앙상한 나뭇가지, 동물원의 동물, 로드킬 당한 고라니 등은 삶과 죽음, 구속과 해방, 과거와 미래 등에 대입 교감하며 작품으로 재구성된다."

- 50여 년간 작가로 활동했다.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우주의 모든 만물이 공존하며 순리대로 살아가는 자연의 이상향을 꿈꾸며 이를 작품에 담아 세상 사람들과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속적으로 대화하고자 한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엄시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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