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규근 총경이 정 모 전 녹원씨엔아이 대표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주식 등을 받은 혐의를 검찰이 포착함에 따라 향후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서 윤 총경이 '조국 가족펀드'에도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이에 대한 뚜렷한 근거는 나오지 않았다. 27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박승대)는 윤 총경의 자택과 경찰청·서울지방경찰청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윤 총경은 정 전 대표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회사 주식을 '공짜'로 넘겨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 전 대표가 관여한 회사의 미공개 정보로 주식에 투자해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러한 대가로 정 전 대표에게 사건 정보 등을 건넨 것으로 보고 조만간 윤 총경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정 전 대표는 윤 총경과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를 연결해준 인물로 지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그동안 윤 총경은 2016년 7월 승리와 유 전 대표가 운영하는 주점 '몽키뮤지엄'에 대한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강남경찰서 경찰관을 통해 단속 내용을 확인해 유출한 혐의를 받아왔다. 또 2017년 10월~2018년 11월 유 전 대표로부터 골프·식사·콘서트 티켓 접대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접대 금액이 268만원이어서 청탁금지법 형사처벌 기준에 미치지 않는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이날 검찰이 윤 총경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향후 '조국 가족펀드' 의혹으로까지 수사가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총경에게 금품을 제공한 정 전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소유 더블유에프엠(WFM)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정 전 대표는 지난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회식자리에서 조 장관과 윤 총경의 사진을 찍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지난 6일 인사청문회에서 "민정수석실 회식 때 테이블별로 직원 개개인과 사진을 찍은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청 직원들은 검찰의 갑작스러운 압수수색 집행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29일까지 해외 출장으로 부재 중인 상황에서 검찰이 경찰 본부에 들이닥친 것에 불쾌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버닝썬 의혹은 대규모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해 송치한 상태"라며 "보강수사는 필요하지만 압수수색과 같은 강제수사가 대외적으로 좋게 보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검찰이 기선제압하려는 의도라는 풀이도 나오는 등 압수수색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게 제기됐다.
[박대의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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