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는 일종의 매춘' 류석춘 파문…다른 교수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류석춘 교수가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강의를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강의 도중 혐오ㆍ왜곡 표현의 기준에 대해 강의법과 혐오 표현 관련 연구를 지속해온 대학 교수들은 "표현의 자유가 혐오ㆍ왜곡 표현의 방임을 허락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매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류석춘 연세대 교수에 대해 학계 전문가들은 표현의 자유의 한계 문제에 대해 강의 목적에 맞았는지, 교정과 피해회복 가능성이 있는지 등의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줬다. 혐오표현이란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ㆍ감정으로서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등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표현을 의미한다.

최근 류 교수는 전공과목 강의 도중 '위안부는 일종의 매춘'이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비롯해 여러 차례 집단 혐오를 드러내고 왜곡된 역사의식을 드러내 논란을 빚고 있다.

강의법 관련 책인 '떨리는 강사, 설레는 강사'의 저자인 이의용 국민대 교양학부 교수는 "강의 내용은 수업목적과 관련 있어야 하고, 일방적인 강요 없이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강의에서 다뤄지는 내용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이 두 가지 조건을 벗어나면 보호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가 강의한 발전사회학의는 강의 계획서에서 해당 강의를 '경제발전과 발전국가에 대한 기존 이론 및 새로운 접근방식에 대한 읽을거리를 중심으로 세미나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매춘이 오래된 산업이며 위안부는 자의반 타의반의 매춘이었다'는 취지의 강의 내용은 해당 강의 내용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실명을 밝히기를 꺼린 서울 소재 대학 A교수는 "류 교수를 두고 친일이나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의 낙인을 찍는다면 반복되는 혐오 표현, 역사왜곡 문제의 본질을 볼 수 없다"며 "해당 발언과 행위에 집중해 비판하고 학교 당국은 철저히 조사해 징계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혐오 표현의 교정과정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려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데 오히려 적용되는 혐오표현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며 "혐오 표현을 인지하고 자정이 될 수만 있다면 규제에 맡기지 않고 사회에 맡기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류 교수는 해당 발언 이후에도 "잘못이 없고 사과할 생각이 없다"며 "표현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앞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류 교수를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 성희롱 등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27일 서부지검은 "류 교수 고발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하고, 서대문경찰서에 수사 지휘를 했다"고 말했다.

강신업 변호사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위안부 할머니들을 선전선동해서 마치 피해자인것처럼 했다'는 등 일부 류 교수의 표현은 명백히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며 "구체성ㆍ특정성 등 요건이 충족돼서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여지가 높다"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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