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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美제재 유연성' 언급한 강경화…'비핵화 로드맵'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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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뉴욕(미국)=김성휘 기자 ] [the300]강경화 “美, 안전보장·제재해제에 열린 자세”...美‘포괄적 합의’vs北 ‘단계적 해법’ 절충 관건

머니투데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9.6.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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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장관은 22일(현지시간) 북미 실무협상의 성패를 가를 핵심 포인트로 ‘비핵화 로드맵’을 꼽았다. 미국이 북한의 안전보장은 물론 대북재제 해제 문제에 열린 입장이라고도 했다. 제74차 유엔총회 참석차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해 찾은 뉴욕에서 한 언론 브리핑에서다. 강 장관은 “회담 결과는 끝나봐야 알 수 있다”면서도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조성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경질과 리비아 모델(비핵화 이후 보상) 비판, ‘새로운 방법’ 거론 등 잇단 유화 메시지와 “협상 결과를 낙관한다”(김명길 실무협상 수석대표)는 북한의 화답 등을 근거로 협상장의 온기를 전망한 것이다. 강 장관은 “비핵화 목표에 대한 정의도 (남북미가) 같다”며 “북미 실무협상에서 거기까지 어떻게 갈 것이냐는 로드맵 만드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했다.

북미 실무협상은 현지시간으로 23일 오후(한국시간 24일 오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과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서 대북 메시지가 공개된 후 이르면 이달 말쯤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수석대표(외무성 순회대사)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북측의 협상 전략 키워드는 ‘단계적 비핵화’와 ‘포괄적 안전보장’으로 요약된다. 실무협상을 앞두고 “신뢰를 쌓으며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20일 김명길 수석대표), “제도 안전과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제거될 때 비핵화 논의를 할 수 있다”(16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국장)는 메시지가 나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제도안전은 군사·외교·경제적 위협을 아우르는 요구”라고 해석했다. 체제보장과 대북제재 해제, 북미 수교 등 포괄적인 의미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당시와 비교하면 협상 문턱을 높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기본 입장은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 방안이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때의 기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비핵화의 정의와 최종단계(end state)에 합의하고 로드맵을 작성한 후 동결·신고·폐기 등의 절차를 거쳐 비핵화 완성 단계로 순차적으로 이행하자는 입장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상응조치와 관련해선 ‘유연한 접근법’(비건 대표)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방법’을 언급한 것도 연장선이다.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보따리의 규모에 따라 ‘통 큰 보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강 장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안전보장의 문제, 제재해제의 문제에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는 미측의 기본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핵심 관건은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 여부로 모아진다. 강 장관이 ‘완전한 비핵화’로 도달하는 ‘큰 그림’에 합의할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의 결단을 이끌어 내는 게 가장 큰 과제라는 얘기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지만 협상 전망을 쉽게 낙관하기 어려운 것도 그래서다.

미국의 ’새로운 방법론’은 포괄적 합의를 전제로 한 유연성에 가깝다. 북한은 여전히 ‘단계적 합의’에 방점을 찍고 있다. 간극이 여전하다. 변수도 있다. 미국내 정치 지형 변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다. 비핵화 절차는 장기 프로젝트다. 미 행정부 대북 유화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이어서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 작성에 쉽게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777@mt.co.kr, 뉴욕(미국)=김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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