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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볼륨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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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높인 제품으로 신흥 시장 볼륨 확장 총력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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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글로벌 스마트폰 메이저 3사(社)가 각각 플래그십 모델을 내놓으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저가 모델로 규모를 키우는 ‘볼륨의 전쟁’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저가 모델로 장악한 시장은 새로운 브랜드 진입을 막으며, 현지 소비자의 스마트폰 교체 사이클을 쥘 수 있어 출혈적인 마케팅이 동반되지 않는 이상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연간 14억대 스마트폰 시장, 스마트폰 가격 다운 경쟁 심화

과거 최고, 최신 사양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던 시대가 점점 저물고 있다.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의 가격대비 성능(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제품들이 시장으로 쏟아지면서 둔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메이저 3사의 전략 역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집중한 전략을 탈피하고, 다양한 소비자 스펙트럼에 맞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브랜드에 노트, S, A, M 등 시리즈로 슬림화를 거쳐 유연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갤럭시노트, 갤럭시S 시리즈는 프리미엄, 갤럭시A 시리즈는 준프리미엄, 갤럭시M 시리즈는 저가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서 삼성전자는 ODM(제조자개발생산)을 확대해 시장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ODM 물량은 갤럭시 브랜드를 사용하지만 삼성전자가 생산하지 않고 시장 확장을 위한 가성비 제품이 주류를 이룰 예정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ODM 비중은 지난해 3%에서 올해 8%까지 확대되고, 2020년에는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관련업계에서는 올해 3000만~4000만대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ODM 물량이 내년 1억대 수준까지 늘릴 것이라는 전망치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ODM으로 생산된 저가 스마트폰은 주로 구매력이 낮은 국가와 중국, 인도 시장 등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은 지난 8월 갤럭시노트10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 전용 모델과 130달러 이하 모델은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어렵고, 기준을 충족한다면 ODM으로 일정 부분 하는 게 맞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한 ODM 확대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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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점차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애플은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짐에 따라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집중된 구조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애플은 신제품 공개 행사를 통해 플래그십 모델 아이폰11이 전작인 아이폰XR 대비 50달러(약 6만원) 낮춰진 699달러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아이폰XR은 기존 대비 150달러 할인한 599달러(약 71만원), 아이폰8은 449달러(약 53만원)로 가격을 낮췄다.

애플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인식되는 아이폰 브랜드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소비심리를 파고드는 동시에, iOS 사용자 확대에 중점을 뒀다. 늘어나는 iOS 사용자 기반은 애플의 콘텐츠 사업에 새로운 수익모델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애플은 이번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애플TV와 애플 아케이드 등 콘텐츠 구독 모델을 발표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미국 제재로 인해 화웨이는 보다 내수(중국)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화웨이는 2분기 중국 시장에서만 3630만대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점유율 37%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애국 마케팅으로 내년도 내수 시장 점유율 50%까지 바라보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만 연간 2억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라이선스 중단으로 악재가 있지만, 원래 구글 콘텐츠가 막혀있는 중국에서는 단기적인 영향이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저가 스마트폰 시장 소비자 교체 사이클을 쥐는 업체 ‘최종 승리’

스마트폰 제조 메이저가 저가 시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간단하다.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저가-준프리미엄-프리미엄으로 성장하는 시장은 소비자의 스마트폰 교체 사이클을 쥐고 있는 업체가 미래 시장 주도권까지 확보하게 된다. 소비자의 스마트폰 교체 사이클에 맞춰 신제품을 내놓고, 프로모션으로 브랜드 인지도까지 제고할 수 있어 막대한 이점을 지니고 있다.

이 같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가 가운데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은 인도 시장이다. 인도는 이동통신 환경 발달로 시장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가 저가 스마트폰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곳이다. 하지만 저가 공세로 쏟아 붓는 중국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시장은 올해 2분기 중국 샤오미가 28.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5.3%로 2위로 밀려났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M30s를 인도에서 1만3999루피(약 23만4000원), 1만6999루피(약 26만4000원)에 출시해 시장 점유율 확장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수익성을 감안해 ODM 물량을 통해 저가 시장 확대에 힘을 싣고, 높아진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매출원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똑같이 저가로 받아 치고, 갤럭시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인도 소비자의 스마트폰 교체 사이클 확보를 최종 목적으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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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뿐만 아니라 동유럽, 중남미 등 성장 잠재력을 가진 모든 국가에서 이 같은 현상은 일어나고 있다. 시장을 선점한 업체는 추후 고착된 시장에서 경쟁 업체가 진입하는 것을 일정부분 상쇄할 수 있다. 시장 선점에 실패한 업체는 경쟁사 대비 파격적인 성능 혹은 가격으로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출혈적인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하고, 그 효과 또한 성공을 가늠할 수 없다.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굳어지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고도화된 시장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50%를 육박한다. 지역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소비자들의 브랜드 이동이 비교적 적다는 점을 방증한다. 과거 스마트폰 ‘성능의 전쟁’이 일어났다면 이제는 ‘볼륨의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홍주식 IHS마킷 이사는 “인도 시장은 1인당 구매력을 보면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볼륨적인 측면을 보면 달라진다. 모든 스마트폰 업체들이 인도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라며 “미국, 서유럽, 동아시아 등 고도화된 지역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팔고, 인도에서는 물량적인 측면을 가져가는 모습을 띠고 있다. 시장 볼륨을 가져가는 업체는 향후 서비스에 대한 선택권 역시 넓힐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황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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