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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일도 사랑도 잃었다" 환갑 앞둔 데미 무어 '산전수전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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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영화 '사랑과 영혼'에 출연했던 데미 무어. [영화 공식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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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데미 무어(57)가 돌아왔다. 영화가 아닌 회고록으로. 최근엔 영화 출연이 뜸하지만, 그는 전성기 시절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사랑과 영혼’의 청초한 눈망울로 많은 남성 팬을 거느렸고, 스트립 댄서(‘스트립티즈’)부터 한 팔 팔굽혀펴기를 선보이던 여군(영화 ‘G.I. 제인') 역할도 소화했다. 사생활도 파란만장했다. 두 번의 이혼 후 15세 연하 배우 애쉬튼 커쳐와 결혼했지만 파경을 맞았고, 젊은 시절엔 만삭 누드로 잡지 표지에 등장하기도 했다.

그런 그도 이제 곧 환갑이다. 회고록에서 무어는 자신의 모습을 어두운 과거까지 솔직히, 그러나 담담히 드러냈다고 한다. 제목도 ‘속마음을 다 털어놨다’는 뜻으로 『인사이드 아웃』으로 붙였다. 오는 24일 미국에서 발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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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영화 시사회에 참석한 데미 무어.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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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연하남과 이혼 후 건강악화…"일도 사랑도 잃었다"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그를 만난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19일 자에 실린 기사에서 무어에 대해 “(괴로웠던) 경험을 얘기하면서도 어조는 부드러웠다”고 전했다. 무어는 NYT에 “숨길 게 하나도 없다”며 “회고록을 쓰는 건 나 자신에 대한 힐링 과정(a healing journey)이기도 했다. (독자들의 반응이 어떨지) 신나기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냈기 때문에 떨린다”고 말했다.

무어와 같은 스타가 왜 힐링이 필요했다는 걸까. 무어는 결혼 생활 중 과음과 이혼 뒤 건강악화로 재활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커쳐가 바람을 피워 결혼이 깨진 뒤 한 파티에 참석했다가 마비 증세로 쓰러진 뒤 본격 재활 치료에 들어갔다. 무어 인생 최악의 시기였다.

무어는 “일도 안 들어왔고, 사랑도 끝났다”며 “내 몸의 장기들이 조금씩 멈춰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커쳐와의 사이에서 임신을 시도했지만 유산을 하면서 술과 약물에 의존했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NYT의 표현에 따르면 “방탕한(hedonistic)” 생활을 하면서 전 남편 브루스 윌리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들과도 소원해졌다고 한다.

이혼 전 커쳐와의 관계에선 행복했을까. 무어는 “다시 젊어지는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내가 실제로 20대였을 때보다 더욱 젊음을 만끽하는 느낌을 (커쳐와) 사귀면서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커쳐와의 관계는 2011년 파국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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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 무어와 결혼 후 이혼한 배우 애쉬튼 커쳐. 이혼 뒤인 2016년에 촬영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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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도 순탄하진 않았다. 아버지가 생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10대 초반, 부모가 이혼하면서 알게 됐다. 15세엔 성폭행을 당한 뒤 가출했고, 유부남이었던 뮤지션 프레디 무어와 10대에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회고록에도 솔직담백하게 당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무어는 NYT에 “힘들긴 했지만 회고록을 쓰면서 육체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마음이 정리됐다”며 “돌아보면 모든 게 다 정해진 수순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고액 출연료로 악명도…"남자와 동등한 대우 요구했을 뿐"



다양한 역을 소화하긴 했으나 무어는 연기파 배우로 분류되지는 못한다. 외려 육체파 배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옷을 벗은 채 출연한 작품이 초기에 많았다”고 NYT 기자가 질문하자 무어는 “당시 나는 (노출을 하지 않으면) 사랑을 받지 못할 거라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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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녀 삼총사'의 조연으로 출연한 데미 무어. 40대 노출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공식 스틸컷]




1982년 당시 미국에서 인기 절정이었던 일일드라마 ‘제너럴 하스피털’에 출연하면서 본격 스타덤에 올랐지만 이후엔 내리막길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화제를 모았던 ‘스트립티즈’나 ‘G.I. 제인’도 대박은 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스트립티즈’에 1250만달러(약 149억원)의 출연료를 요구하고, ‘G.I. 제인’을 촬영하면서는 제작사에 전용기를 보내라고 했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김미 모어(Gimme More, 더 내놔)’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의 이름에 빗대 돈을 밝히는 여배우라는 의미를 담은 별명이다.

무어는 “당시엔 여배우들이 정당한 출연료를 요구하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나는 그저 (남자배우들과의) 평등한 출연료를 원했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NYT는 “무어가 자신을 당시 할리우드 관행의 희생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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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G.I. 제인'에서 한 팔로 팔굽혀펴기를 선보인 데미 무어. [영화 공식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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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의 무어는 평온해 보였다고 한다. 재활치료 후 건강도 되찾았고, 이젠 술과 약 대신 커피와 레드불을 가까이 한다. NYT는 “비벌리힐즈의 자택에서 만난 무어는 긴팔 T셔츠에 부츠를 신은 편안한 차림이었다”고 전했다. 산전수전 겪은 무어가 남긴 말은 이랬다.

“부끄러운 경험이나 트라우마를 내 안에 쌓아만 두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성공을 하거나 인기를 얻어도 공허할 뿐이에요. 난 이제 평온합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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