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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중국 언론 "히딩크 해임 이유? 고연봉에도 기여한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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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축구협회, 10개월 만에 히딩크 경질

북한, 베트남과 평가전 부진이 치명타

자국리그 안 챙기고 체류기간 짧아

연봉 52억원, 가성비 떨어진다는 비판

중앙일보

거스 히딩크(오른쪽) 중국 22세 이하 대표팀 감독과 박항서(왼쪽) 베트남 U-22 대표팀 감독이 지난 8일 맞대결을 앞두고 환하게 웃고 있다. 두사람은 2002년 월드컵 당시 코치와 감독으로 4강신화를 썼다. 이 경기에서는 중국이 0-2로 패했따.[사진 베트남축구협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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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연봉을 받는데 기여한게 없다.”

중국 언론들이 주장한 거스 히딩크(73·네덜란드) 중국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해임 이유다.

중국축구협회는 20일 “올림픽 예선 준비가 효과적이지 못했다. 새로운 그룹으로 올림픽 준비를 하게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실상 히딩크 감독을 경질하고 대신 중국인 하오웨이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11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중국 23세 이하(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1차 관문인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예선 조별리그를 J조 1위(2승1무)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그동안 U-22팀을 이끌고 12경기에서 4승에 그쳤다. 지난 6일 북한과 1-1로 비겼고, 지난 8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에 0-2로 패했다. 오른쪽 측면을 공략하는 똑같은 패턴을 막지못하며 2실점했다. 결국 10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시나스포츠,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히딩크 감독이 연봉을 많이 받으면서 기여한게 없다”, “베트남전 패배 후 유럽으로 휴가를 떠났다”, “중국리그에서 어린선수를 지켜봐야하는데 체류기간이 짧다”, “1년간 변한게 거의 없다”고 경질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팬들도 “높은 임금, 낮은 능력”이라며 히딩크 감독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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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 일월드컵 때 호흡을 맞췄던 히딩크 감독과 박항서 코치.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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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은 중국에서 연봉 400만 유로(52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은 최근 지도자 생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중국 U-23 대표팀을 맡은 뒤 “중국은 월드컵에 나가는 것보다 유치하는게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 같은 쓴소리를 했다. 중국 축구계는 이런 히딩크 감독을 못마땅해했다.

일각에서는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축구의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 26개를 땄지만, 유독 축구는 못한다. 월드컵 본선 무대는 2002년 딱 한 번 밟아봤다.

‘한 가정 한 자녀’ 정책 아래서 태어나 ‘소황제’로 자란 선수들의 이기적 플레이를 이유로 꼽는다. 프로에서 수억 원대 연봉을 받는 20대 어린 선수들의 동기 부족을 탓하기도 한다.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은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린다. 3위 안에 들어야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얻는다. 히딩크를 내친 중국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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