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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B컷]철탑 위 100일 버틴 삼성 해고노동자, 빌딩 사이 위풍당당하게 ‘주먹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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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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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은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60)가 서울 강남역사거리 25m 폐쇄회로TV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그는 빌딩 숲 한가운데 솟은 그곳에서 태풍을 견디고 추석도 보내면서 100일을 버텨냈다. 교통신호를 기다리던 한 오토바이 배달노동자가 철탑 위 김씨를 쳐다보며 손을 흔들었다. 김씨도 손을 흔들었고, 그는 “멋있다”고 김씨에게 외쳤다. 위태로운 마천루 사이 철탑 위, 100일이 돼도 여전히 그는 그곳에 있지만 다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씨는 1982년 12월 삼성항공(현 한화테크윈) 창원1공장에 입사했다. 경남지역 삼성 노동조합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1995년 5월 해고됐다. 그는 부당하게 해고를 당했다며 삼성의 사과와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김씨가 노조 설립을 위해 마산창원노동조합총연합(마창노련)에서 활동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의 회유와 협박이 끊이지 않았다. 사측은 그를 성추행범으로 몰아 해고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고, 납치·감금까지 했다. 퇴근길에는 정체 모를 사람들에게 각목으로 맞아 20일 동안 중환자실에 입원한 적도 있었다. 아버지는 행방불명됐고, 아내는 경찰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

회사로부터 해고당한 지 24년이 흐르는 동안 부당함을 알리려 했지만 김씨 말을 들어주는 이는 없었다. 결국 그는 철탑에 올랐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김씨는 무료법률상담소에서 10년 이상 봉사를 했다. 그는 “상담을 하면 할수록 내가 너무 억울했다. 세상은 이렇게 변해가고 있는데 왜 내가 당한 일에 대해서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미안하다는 말도 안 하나”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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