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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자유한국당의 ‘문재인-차베스 평행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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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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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20일 ‘문재인-차베스 평행이론’을 주장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집권 시기를 사법부·의회·언론·지방권력 장악으로 규정하고, 문재인 정권과의 유사성을 주장하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문재인 정권의 장기집권 기도를 막지 못한다면 베네수엘라의 길을 가게 된다”며 2020년 총선을 ‘역사의 분기점’으로 제시했다.

한국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당내 베네수엘라 리포트 위원회가 준비한 ‘경제가 망해도 정권이 지속되는 사례 연구’ 보고회를 열고 “대통령은 바뀌어도 차베스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한 좌파정권은 유지되고, 국가와 국민은 최악의 상태로 빠져버린 베네수엘라 위기 상태를 경계해야 한다”며 “문재인 신독재정권에 의해 무너진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되살려내어 대한민국을 사회주의 좌파정권으로부터 구해내는 것이 이번 연구의 교훈”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베네수엘라 차베스 집권 시절을 사법부 장악, 입법부 장악 및 선거제도 악용, 재원 대책 없는 과도한 복지, 반시장 정책으로 시장 신뢰 상실, 지방권력 장악, 언론 장악, 대중선동을 통한 국민의식 장악 등이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차베스 집권 이후 베네수엘라에서 좌파정권 유지를 위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진 숱한 사건들과 현재 문재인 정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들 사이에 유사한 모습들이 발견된다”고 했다.

또 “경제가 무너지고 민생이 파탄나도 정권이 유지되는 기이한 지구상의 두 국가가 북한과 베네수엘라”라며 “문재인 정권의 권력 운용을 살펴보면 이들 두 국가의 권력 유지 방식에 대해 상당한 스터디(연구)를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권이 아예 베네수엘라와 북한을 ‘롤모델’로 삼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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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리포트위원회 활동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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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우선 문재인 정권이 차베스 정권을 닮은 사례로 사법부 장악을 꼽았다. “법원 내 진보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가 사법부 주류로 급부상”했고, “민변 출신 변호사들까지 대법관으로 임명해 사법부가 기울어진 법정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재판 중인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에 대해 ‘사법부 위협’이란 시각을 보였다. “사상 초유의 전 대법원장 구속 및 전·현직 법관 10여명을 기소하고, 수십명 법관들에 대해 검찰이 징계비위 사실을 통보하며 사법부를 위협했다”는 것이다.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심의 절차가 진행 중인 선거제 개편안은 ‘장기집권 시도’로 봤다. 보고서는 “국회마저 장악해 결국 좌파독재 연장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의회민주주의 말살 시나리오”라며 “향후 사회주의적 내용을 담은 개헌을 위해 국회 3분의 2 의석수를 확보하기 위한 국민은 몰라도 된다는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 장악’ 대목에선 “보수·적폐·친일의 논리로 여론몰이를 하며 보수언론에 대한 탄압과 길들이기를 지속 전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국회의 대의민주주의 기능과 역할을 무시하고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앞세우는 선전선동을 전개”한다며, “대통령은 쇼(show)정치, 좌파연예인의 방송출연, 좌파정치인의 메시지 정치로 각각의 자연스러운 역할 분담 하에 국민과 직전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한다고 분석했다.

한국당은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해 ‘지방권력’을 내줬지만, 보고서는 이 또한 ‘권력 장악’의 관점에서 경계했다. 보고서는 ‘공동체 지원조직 등 신설로 주민참여활동 장려’ ‘공동체푸드·급식·환경·여성·인권 등 시민단체가 지자체와 연계된 사업 추진’ ‘민주시민교육 등을 통해 지역주민의 정치참여 및 선도교육 실시’ 등을 꼽으며 “예산이 뒷받침된 조직화를 통해 향후 총선 및 대선 등에 언제든 막대한 영향력 행사가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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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리포트위원회 활동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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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는 이날 보고회에서 “실제로 문재인 정권의 정책이나 정치하는 것을 보면 정말 차베스·마두로 정권과 소름끼칠 정도로 유사하다”며 “이 정권은 지금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사회주의 체제로 전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국민들의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베네수엘라 가는 것이 신독재국가이다. 적폐청산을 외치고, 그 다음은 방송을 장악하고, 사법부를 장악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거법을 고쳐서 장기집권을 꾀하는 것”이라며 “이미 대한민국은 제도로서 3분의 2는 베네수엘라의 제도를 완성했다고 본다”고 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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