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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MT리포트]中에 쫓겨 무너진 '디스플레이 강국'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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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최석환 기자, 이정혁 기자, 박소연 기자] [편집자주] 15년간 글로벌 1위 자리를 수성해온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흔들리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이 업계를 강타하면서 치열한 생존전쟁에 돌입했다. "죽느냐, 사느냐." 갈수록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를 깊숙이 들여다봤다.

[막오른 디스플레이 생존전쟁] (종합)]


"올해는 버틴대도 내년이 걱정" 세계 1위 韓디스플레이의 추락


[막오른 디스플레이 생존전쟁]①적자·감산·구조조정 겹악재…삼성·LG·협력사 보릿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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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파주 생산라인. 건널목 신호등에 적색등이 켜져 있다. /사진=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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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에서 직원을 줄이는데 협력사들이 별수 있겠습니까." 19일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LG디스플레이 LCD(액정표시장치) 산업단지 앞. 3교대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한 협력업체 직원은 이렇게 말하고 말문을 닫았다.

비슷한 시각 공장문을 나서던 다른 협력업체 직원들도 착잡한 표정으로 "좋을 게 있겠냐", "다들 쉬쉬하지만 언제 어떤 말이 나올지 몰라 눈치만 본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적자누적과 감산, 인력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시작된 디스플레이업계 침체가 직원들의 퇴근길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 LCD 생산할수록 적자…구조조정 패닉에 빠진 협력업체 = 2017년까지만 해도 파주 산업단지는 지역 내 복덩이로 불렸다. 2003년 LG디스플레이가 경북 구미에서 이곳으로 이전해오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생산단지가 있는 충남 아산·탕정과 함께 단박에 디스플레이 산업의 메카로 떠올랐다. 공장 외벽에 붙은 '파주는 경제다'라는 문구가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애정을 대변했다.

파주 산업단지를 자부심으로 여겼던 직원들과 지역민에게 최근 디스플레이업계의 부진은 그래서 더 충격이다. LG디스플레이 기숙사 인근 식당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경제가 어려워도 여기에선 LG 덕에 먹고 산다고 했는데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퇴근시간이 되면 북적북적했다는 식당은 이날 내내 한산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10월에 이어 이달 또 한 번 대규모 생산직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구조조정 여파가 고스란히 협력업계로 옮겨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파주산단 내 협력업체 A사는 최근 진행하던 채용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디스플레이업계 근무형태가 협력업체에서 원청 공장으로 직원을 파견하는 방식이라 인력운용이 원청 사정에 절대적으로 좌우되기 때문이다. 보통 디스플레이 원청 공장 하나에 100~200개 협력업체가 상주한다. LG디스플레이 파주 8.5세대 LCD 공장 가동률은 최근 60%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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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지역 디스플레이 부품업체 B사도 이달 말 끝나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월 12만장 규모의 충남 아산사업장 LCD 일부 생산라인을 지난달 가동 중단했다.

B사 관계자는 "납품이나 공정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LCD 사업재편 때문이라 막막하다"며 "조금만 버티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하니 기다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OLED 전환 서두르는 업계…추적자 中 따돌릴 수 있을까 = 업황 침체는 예견된 일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LCD 업체였던 LG디스플레이가 2017년 중국 BOE에 1위 자리를 내주면서부터 실적악화는 시간문제였다"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TV 수요까지 얼어붙어 LCD 가격이 급락해 충격이 배가 됐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43인치 LCD 패널 평균판매가격은 지난달 75달러로 지난해 1월(106달러)보다 29.2% 하락했다. 매출의 70% 이상을 LCD에 의존하는 LG디스플레이의 올 상반기 영업적자는 50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디스플레이도 2분기 애플로부터 받은 일회성 보상금을 제외하면 적자를 냈다.

양사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사업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향후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자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내 OLED 기술이 중국보다 2~3년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며 "2021~2022년부터는 LCD시장에서 벌어졌던 치킨게임이 OLED시장에서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주력하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시장에서 국내업계의 독점적인 점유율이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세계 OLED시장점유율은 지난해 95%에서 올 1분기 88%로 하락했다.

이 기간 중국 BOE는 점유율을 0.1%에서 5.4%로 끌어올렸다. BOE는 가동 중인 중소형 OLED 1개 공장 외에 2개 공장을 추가 건설 중이다.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1년 중국의 플렉서블 OLED 생산능력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능력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디스플레이업체가 공장을 지을 때 50% 이상의 자금을 지원한다. 올 초 미중 무역분쟁으로 반도체 굴기가 타격을 입으면서 디스플레이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디스플레이 협력업계 인사는 "올해는 어떻게 버틴다고 해도 내년, 내후년이 걱정"이라며 "정부가 디스플레이산업을 포기할 게 아니라면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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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파주 생산라인. /사진=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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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심재현 기자


"기술만이 살길" 脫LCD 가속화

[막오른 디스플레이 생존전쟁]②삼성, QD-OLED 개발에 박차…LG, OLED 대세화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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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합니다. 기술만이 살 길입니다." 지난달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금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이 어렵다고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선 안된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중국발(發) 공급과잉에 따른 LCD 업황 부진으로 디스플레이업계가 구조조정 공포에 휩싸여 있지만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고 독려하며 미래 혁신기술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LCD 매출비중 20%로 줄인 삼성…폴더블·QD-OLED로 승부= 삼성디스플레이는 TV용 LCD 사업을 효율화하고,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비중을 확대했다. 2016년 9조8000억원, 2017년 14조1000억원을 투자하며 OLED 사업에 힘을 쏟았다. 이에 따라 LCD 비중을 전체 매출의 20%로 줄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또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고부가가치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자동차·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같은 신사업 영역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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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갤럭시폴드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사업이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올해 36만대에서 2023년 7000만대로 연평균 20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밖에 대형 LCD를 대체하는 중장기 전략으로 퀀텀닷(QD)-OLED 패널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시장에선 충남 아산공장 8.5세대 LCD 생산라인을 조만간 QD-OLED 라인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시장 개화에 맞춰 중소형 OLED 패널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센서 내재화, 홀 디스플레이 등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사와 격차를 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트북과 태블릿PC,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신규 제품 출시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갈길 바쁜 LG디스플레이…OLED 대세화로 LCD 불황 극복= LCD 사업 비중이 매출의 70~80%에 달하는 LG디스플레이는 OLED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이 시급하다. 조직 쇄신 차원에서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고 LCD 사업 개편을 위한 희망퇴직 실시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LG 관계자는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는 LCD에서 OLED로의 전환을 통한 체질개선이 절실하다"면서 "미래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과 우수 인재 채용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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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시장을 확대하고 중소형 P-OLED(플라스틱OLED) 사업 역량을 강화하면서 상업용·자동차용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하고 경기도 파주에 건설 중인 'P10' 공장에 10.5세대 대형 OLED 및 6세대 P-OLED 라인을 구축키로 했다.

최근 3조원 투자 계획이 발표된 10.5세대 생산라인에서 65인치 이상 초대형 OLED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2022년 상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여기에 올 3분기부터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 공장에서도 대형 OLED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부터 삼성과 LG가 8.5세대 LCD 생산라인 가동 중단을 확대하고, OLED 전환을 통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10.5세대 LCD 적기 투자로 LCD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듯이 한국 패널업체들도 대형 OLED의 선제적 투자로 물량 중심의 중국과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석환 기자


중국發 '치킨게임'에…韓디스플레이 日전철 밟나

[막오른 디스플레이 생존전쟁]③中 65형 4K UHD가 50만원…저가공세로 中 지난해 韓 LCD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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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이센스의 65형짜리 '4K UHD(초고화질) 스마트 TV'(모델명 R6 시리즈) 가격은 50만원이다. 똑같은 크기와 기능을 갖춘 삼성전자LG전자 제품이 보통 200만원 초반대니까 정확히 4분의1 수준이다.

한국 LCD(액정표시장치)가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TV는 싸구려 저질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4K에 이어 8K까지 출시하며 LCD 사업의 기술력과 생산량 모두 한국을 추월했다는 평가다.

◇LCD '패권' 中에 넘어가…中 '치킨게임'에 속수무책=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올 상반기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글로벌 LCD 시장 점유율(금액기준)은 29.5%로 전년 대비 3.4%포인트 하락했다. 이 수치는 TV용 패널과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등 모든 LCD 판매액을 합친 것이다.

한국 점유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도, 중국에 '국가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것도 모두 처음 있는 일이다.

LCD 패권이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간 배경은 '중국발(發) 치킨게임' 때문이다. 패널 마진을 포기한 중국업체들의 물량 밀어내기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중국 최고지도부가 2015년 첨단산업 육성정책인 '제조 2025'(중국 굴기)를 내놓은 후 중국 디스플레이의 성장세는 파죽지세다. 2016년부터 3년간 BOE, 티엔마(Tianma), 차이나스타(CSOT) 등에 30조원의 보조금을 투입해 생산설비를 급속히 늘렸다.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2017년 중국은 LCD 생산 면적과 출하량 기준으로 한국을 추월했다. 지난해부터 10.5세대 초대형 LCD 공장을 가동한 BOE 이어 차이나스타도 올 1분기 합류하면서 패널 가격 폭락이 시작됐다. LCD 매출 비중이 70~80%인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에만 5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내년 중소형 OLED 투자비중 中 50%로 韓 추월…韓, 日처럼 밀려나나= LCD에 이어 다음 격전지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이 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현재 스마트폰용 OLED시장은 95%(삼성디스플레이 93.5%, LG디스플레이 2.1%) 이상 한국이 독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대대적인 투자에 본격 나설 경우 중소형 OLED 격차도 단숨에 좁혀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내년 중국의 중소형 OLED 투자 비중이 53%로 40%인 한국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에 아이폰 OLED 패널을 전량 의존해온 애플은 최근 중국 BOE에 공급 여부를 타진하고 현재 테스트 중이다.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BOE 패널 품질이 나쁘지 않은 데다 가격도 삼성디스플레이보다 15~2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일본 LCD의 자존심으로 불린 '재팬 디스플레이'(JDI)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70년대 샤프가 전자계산기용 액정 양산에 성공한 후 급성장한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은 1990년대 후반까지 세계시장을 장악했다.

'히노마루(일장기) 액정 연합'(소니, 도시바, 히타치 LCD 패널 사업 통합)으로 불리며 일본 디스플레이 부활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받은 JDI는 한국과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에 밀리고 OLED 전환이 늦어진 탓에 올해 초 대만, 중국 컨소시엄(800억엔·약 8860억원)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한 업계 관계자는 "JDI가 자사 기술에 대한 과신과 투자 경쟁에서의 패퇴로 사실상 소멸됐다"며 "상대적으로 기술 격차가 큰 OLED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도록 R&D 투자 확대와 우수인재 양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中 인력 빼가기에 감원 공포까지…흔들리는 韓 디스플레이

[막오른 디스플레이 생존전쟁④韓 OLED 고급인력 영입…구조조정에 흔들리는 인재들 中으로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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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전경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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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 인력 빼가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LCD(액정표시장치)를 넘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까지 추격 고삐를 당기고 있는 중국은 한국 인력을 영입해 기술력뿐 아니라 높은 수율, 효율성 확보를 추구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한국 인력 유출 현황은 통계가 없어 정확한 규모를 알기 어렵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다.

중국 정부의 지원금이 LCD에서 OLED로 이동하면서 인력 유출도 OLED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BOE가 쓰촨성 청두에 B7 공장을 세우고 첫 플렉시블 OLED를 양산하는 등 중국이 본격적으로 중소형 OLED 투자에 나선 2017년을 전후해 극심하게 발생하며 집중 조명됐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모바일용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 출신들이 만든 거란 얘기가 있을 정도"라며 "중국이 OLED 신규투자를 확대하면서 고급 인력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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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들이 국내 인력에 2~3배 연봉을 제시하면서까지 영입을 제안하는 이유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 기술의 복잡성 때문이다.

LCD 기술 공정이 상당부분 공개되고 매뉴얼된 것과 달리 OLED 기술은 세계적으로 성공사례가 드물고 아직 인력 노하우에 기대고 있다.

LCD 대형 패널에 승부수를 건 중국은 OLED 중에서도 당장은 시장점유율이 낮은 대형보다 수익성이 높은 중소형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미 OLED 기술을 상당 상당수준 확보한 중국 업체들은 최근 수율 확보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한국의 고급인재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최대한 삼성디스플레이 6세대 OLED 라인을 따라하고 있다"며 "OLED는 직접 시행착오를 통해 알아내야 하는, 노하우에 기댄 기술이 많은데 설비만 그대로 따라해서는 제대로 구현이 어려워 삼성 현장에서 일한 직원들을 채용해 기술개발 시간을 줄이려 한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는 핵심기술을 다루는 직원 계약서에 퇴직 후 몇 년간 동종업계에 취직할 수 없는 조항을 넣어 인력유출을 막으려 한다. 지난해 11월 의정부지법은 LG디스플레이가 퇴사한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전직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A씨는 지난해 2월 퇴직시 2년간 국내외 경쟁업체에 취업하지 않고 재직시 얻은 영업비밀을 다른 곳에서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영업비밀 보호 서약서'를 LG디스플레이에 제출하고도 이를 어겼다. 그러나 중국기업들이 자회사 고용 등 편법을 쓰기에 이직을 원천봉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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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불투명한 전망은 인력유출을 부추긴다.

실적악화에 시달려온 LG디스플레이는 한상범 부회장이 퇴진한 데 이어 이달 23일부터 3주간 근속 5년차 이상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에 들어갔다. LCD 사무직에 대한 희망퇴직도 검토키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수년간 점진적으로 사업구조를 OLED 중심으로 재편하며 희망퇴직을 진행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엔지니어들의 애국심에 호소하기보다는 강력한 로열티를 심어주는 것이 해결책"이라며 "조직과 국가가 엔지지어의 기술개발에 합당한 경제적, 사회적 보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심재현 기자 urme@mt.co.kr, 최석환 기자 neokism@mt.co.kr,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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