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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풍작이었던 KT 외인 농사…아쉬움을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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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풍작인데도 아쉬움이 남는다. 괜한 욕심인 걸까.

KT의 2019시즌은 성공에 가깝다. 배제성, 김민, 김민수 등 토종 선발 투수들이 잠재력을 터뜨렸다. 경험을 쌓을수록 이강철 KT 감독과의 두터운 신뢰를 구축했고 2020시즌 선발 구상에도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주권-정성곤-김재윤-이대은으로 이어지는 굳건한 불펜계투조는 다른 팀 필승조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의 희박해졌어도 KT가 웃을 수 있는 이유다.

문제는 외인 투수다. KT 구단 역대 최고의 외인 투수 듀오라 일컫으면서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 라울 알칸타라는 강력했던 시즌 초반의 모습이 이제 보이지 않는다. 최근 네 차례 선발 등판에서 승리 없이 3패만을 떠안았다. 156㎞에 달하는 직구를 비롯해 총 여섯 가지 구종을 구사하는데 빠른 볼 구사 비율이 높은 만큼 상대 타선이 직구만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선다. 처음엔 고전했지만 계속 같은 패턴만을 구사해 상대에 모두 간파당했다.

이강철 감독도 알칸타라가 걱정이다. 순위 싸움에서 중요한 문턱마다 믿고 내보냈는데 알칸타라가 힘을 내지 못했다. 한 번씩 찾아오는 고비를 넘지 못하는 게 어느 순간부터 알칸타라의 패턴이 됐다. 이 감독은 “타자들도 150㎞짜리 공을 자주 보면 노림수를 갖고 공을 친다”며 “쉽게 던지다가도 결정구가 없으니 한 번에 무너지는 경우가 생긴다. 변화구 결정구가 없다면 내년에는 더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쿠에바스도 아쉬운 점이 있다. 구단 창단 최초 13승 문턱을 넘어섰지만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우려를 남긴다. 지난 6월 초까지 ‘미운 오리’였던 쿠에바스는 이 감독의 조언을 듣고 백조가 됐다. 직구만 구사할 게 아니라 변화구를 섞어야만 KBO리그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단 내용이었다. 이후 쿠에바스는 알칸타라 대신 1선발로 올라섰다. 그런데 쿠에바스가 어느 순간부터 고집을 꺾지 못한다. 미국에서 배웠던 야구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마운드 위에서 그대로 활용할 때가 있다. 그나마 결과가 좋은 덕에 문제로 이어지진 않지만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셈이다.

KT의 외인 농사는 분명 풍작이다. 옥스프링, 더스틴 니퍼트 등 수많은 효자 외인들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 알칸타라와 쿠에바스같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외인도 마땅치 않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빈틈이 보이는 건 다음 시즌에도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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