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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내홍, 이강인에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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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구단주와 갈등으로 이강인 중용 않던 감독 해임

단장도 교체될 조짐에 선수들은 기자회견 보이콧

조선일보

이강인(18)이 속한 '박쥐 군단' 발렌시아CF가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는 구단주로 인해 내홍을 겪고 있다. 감독에 이어 단장마저 교체될 조짐이다.

스페인 현지 매체들은 17일 "발렌시아가 마테우 알레마니(56) 단장과 계약 종료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1일 마르셀리노 토랄(54) 감독을 경질한 지 엿새 만이다. 선수들은 급작스러운 수뇌부 교체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이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첼시 원정 경기 사전 기자회견을 보이콧했다. 이 자리엔 알베르트 셀라데스(44) 신임 감독 혼자 나왔다. 발렌시아는 선수들의 개별 언론 접촉을 차단한 채 구단 SNS를 통해 "우리는 지금 어려운 상황이고, 구단과 팬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 어떤 싸움이나 오해도 없다"고 밝혔다.

친구 사이인 알레마니 단장과 토랄 전 감독은 중하위권 전력이던 발렌시아를 최근 두 시즌 연속 리그 4위에 올려놓으며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시켰다. 지난 시즌엔 11년 만에 스페인 국왕컵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피터 림(66·사진) 구단주와 갈등을 겪었다. 토랄 감독은 "유스팀 출신들을 적극 기용하고 국왕컵 대신 리그 경기에 더 집중하라"고 주문한 림 구단주에 대해 자주 불만을 드러냈다가 해임됐다. 그동안 주전 선수 부상이 아니고선 이강인을 중용하지 않던 토랄 감독의 해임은 이강인에게 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선수단 전체에는 악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싱가포르 생선 장수의 아들로 태어나 7남매와 함께 가난하게 자란 림 구단주는 성인이 된 후 호주로 건너가 택시 운전사, 요리사, 웨이터 등의 일을 하며 대학 등록금을 벌었다.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 졸업 후 투자자로 일하며 식물성 기름인 팜유(palm oil) 제조사에 거액을 투자했는데, 200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모든 음식 제품에 불포화지방 함유 비율을 표기하도록 규정한 덕을 보면서 수십억달러 부자가 됐다. '자기 확신'이 강해 선수 선발이나 팀 운영에도 적극 개입하는 림 구단주의 성향이 이런 자수성가 경력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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