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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박해수 "'슬빵'→'양자물리학', 기적이지만 우직하게 갈 것"[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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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슬기로운 감빵생활' 이후 많은 게 달라졌지만, 나는 변한 게 없다."

배우 박해수는 자신이 연기한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의 김제혁과 닮아 있었다. 오랜 무명 생활을 딛고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지만 여전히 "우직하게 내 갈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라는 배우로서 신념도 강조했다.

영화 '양자물리학'(감독 이성태, 제작 엠씨엠씨) 개봉을 앞둔 박해수와 17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 2007년 연극 '최강 코미디 미스터로비'로 데뷔한 박해수는 연극 무대를 누비다가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2015) '푸른 바다의 전설'(2016) 등에 출연한 후 신원호 PD의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박해수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후에 주변에서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주어진 작품을 맡으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신원호 감독님도 '마지막에 이 작품을 하면 어느 정도 위치에 서지만, 그냥 너가 하는 대로 우직하게 나아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너는 요행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을 해줬다. 그 말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과묵한 야구선수 제혁, '양자물리학' 찬우는 "정의롭다. 선한 마음이 크다"라고 공통점을 언급한 뒤 "그래도 상황을 대처할 때 다르다. 제혁은 생각한 뒤에 언젠가 무엇을 실현하고 이 캐릭터는 생각하고 바로 행동한다"라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또한 "사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찍을 때는 내가 김제혁과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촬영할 때는 찬우와 비슷하더라"고 웃었다.

'양자물리학'은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인생의 모토로 삼은 유흥계의 화타 이찬우(박해수)가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에 검찰, 정치계가 연결된 사실을 알고 업계 에이스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썩은 권력에게 빅엿을 날리는 대리만족 범죄오락극.

극 중 박해수는 양자물리학적 신념으로 죽어가는 업소도 살려내 유흥계에서 유명한 인물 이찬우 역을 맡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클럽이 문을 닫게 되자, 물러설 곳도 도망칠 곳도 없는 그는 업계 최고의 매니저 성은영(서예지) 등과 협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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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는 '양자물리학'으로 첫 스크린 주연에 나선다.

"기대되고 떨린다. 자신감도 있다.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는 것에서 그렇다. 시나리오 힘도 있고 배우들의 신선한 조합이라는 케미스트리도 있다. 선한 에너지로 진정성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 또한 관객에게 전해질 거라 생각한다. 전달이 잘 안 되면 슬플 것 같다.(웃음)"

그는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주실 때 '한 인간의 밑바닥 인생부터 건강하고 진정성 있게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하셨다. '내 주변에 이런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라며 "연기를 할 때 그 관계성을 찾으려 노력했다. 현장에서 촬영하면서 느낀 게 누구 하나 안 좋은 게 없이 한 팀이었다. 감독님이 '카메라에 비추는 모습도 찍지만 카메라 뒤에 있는 배우와 스태프들 간의 관계가 영화에 보여질 것'이라 말씀하셨다"고 떠올렸다.

그래서 개봉 전부터 '양자물리학' 소재와 당시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논란이 맞물려 화제가 된 것에 속상했던 마음도 털어놨다. 영화의 실제 촬영지가 버닝썬이라는 것에 대해선 놀라움을 표하며 "나중에 알게 됐는데 걱정했었다"라고 했다.

"이 영화가 보여주고 싶은 주제는 그게 아니었다. 버닝썬 얘기도 아니었다. 영화를 통해 얘기하고 싶었던 건 사람과 관계성 믿음, 회복 등이었다. 소재가 주제처럼 나와서 '사람들이 지칠 텐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어떻게 보면 전화위복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슈화돼서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알게 됐다는 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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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는 캐릭터를 구축할 때 "한 인간으로 보여지길 바랐다. 진정성 있게 연기하려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캐릭터가 한 인간으로 보여지길 바랐기 때문에 더 건강하게, 진정성 있게 연기하려 했다. 그곳(화류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있는데 배우와 비슷하더라. 그 부류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인격체로서 여겨지길 바랐기 때문에 연기로 진정성 있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점이 위험성이 있을 거라 생각도 했지만 영화를 보면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배우의 힘이 통했으면 좋겠다."

박해수는 "사실 강남 화류계는 잘 모른다. 클럽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고 가라오케도 가본 적 없다"면서 "하지만 이태원에 자주 갔다. 이태원에 가서 케밥 먹는 게 힐링이었다"라고 웃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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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박해수는 작품과 캐릭터, 그리고 더 나아가 배우로서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에게 진정성은 '과정'에 있다.

"내게 중요한 건 과정이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 속에서 사람들 간의 관계, 거기에서 행복함을 만나는 게 중요하다. 너무 뻔하고 재미없는 말이지만, 과정에서 좋은 기운을 느끼는 게 행복하다. 결과가 잘 나왔는데 과정이 안 좋으면 마음에 계속 뭔가가 남는다는 걸 느꼈다. 과정이 좋으면 결과가 좋지 않아도 다음 작품을 준비할 때 좋은 영향을 미치더라."

박해수는 연극 시절부터 그러한 신념을 품었다고. 그는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드라마 첫 주연, 그리고 '양자물리학'으로 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것에 "'이게 가능한 건가? 기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게 뭔가가 전개되는 느낌이었다"라고 소회를 털어놓으면서 자신의 행적이 연극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내가 이런 말하는 게 웃길 수 있지만 연극 생활을 10년 정도 한 뒤에 드라마, 영화라는 매체로 넘어왔는데 '후배들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내가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연극 배우들은 신선하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지 않나. 연극 배우들이 모두 다른 매체로 가고 싶다고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런 희망을 품고 있는 분들에게 내가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겠구나 싶더라. 그런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양자물리학'은 오는 25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 tree@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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