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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불붙는 OTT 시장

[망 무임승차 스톱②] 네이버 734억 내는데, 구글·넷플릭스는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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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최소 年1500억원 이상 안내고 사용

美·佛·獨엔 내면서 韓에는 못낸다

망사용료 안내니 초고화질 서비스, 국내 CP·OTT 경쟁력까지 약화시켜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서버에 모든 데이터를 저장해 놓고 서비스하는 클라우드와 초고화질(UHD)급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가 대중화되면서 국내 인터넷 트래픽이 폭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이 망 확충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콘텐츠기업(CP)들의 무임승차는 국내 통신 경쟁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LTE 가입자 1인당 월 10GBㆍ5G는 25GB 사용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LTE 가입자는 1인당 10기가바이트(GB), 5G 가입자는 25GB의 무선데이터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 과기정통부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LTE와 5G의 1인당 무선데이터 사용량은 각각 9.7GB, 24.7GB 였다.


2015년 LTE 가입자 1인당 무선데이터 사용량은 4.4GB에 불과했지만 매년 1GB 이상씩 급증해 4년만에 두배를 넘어섰다. 5G 가입자는 LTE 가입자 보다 2배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한다. 무선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까닭은 동영상 때문이다. 지난 2분기 동영상은 전체 인터넷 데이터의 54.6%를 차지했다. 이중 90% 이상이 유튜브 관련 트래픽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매월 26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이 유튜브 앱을 사용한다. 이용자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18.4시간, 월 평균 83회를 사용한다. 하루 평균 3번씩 유튜브를 시청하며 한번 시청할때 약 40분 정도씩 본다는 얘기다. 넷플릭스 역시 국내 사용자가 240만명을 조금 웃돌지만 월 평균 6.6시간 29회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추산한 유튜브,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인터넷 트래픽은 약 50%를 웃돈다. 결국 국내 인터넷망 대부분을 글로벌 CP들이 사용하고 잇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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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최소 1500억 이상 내야 하는데 현실은 0원

네이버가 지난 2016년 망사용료로 734억원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 77%를 고려하면 전체 포털 서비스가 차지하고 있는 인터넷 트래픽 16.1% 중 약 12% 수준으로 환산할 수 있다. 여기에 네이버 웹툰, 뮤직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와 카페 등 SNS 서비스를 더하면 약 15%의 인터넷 트래픽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구글의 경우 유튜브만 전체 인터넷 트래픽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2016년 기준 구글은 최소 연간 1500억원 이상의 망사용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6년과 비교할때 현재 인터넷 트래픽이 약 40%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신 3사의 고민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가 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관계자는 "네이버가 2016년 냈다고 밝힌 망사용료 734억원은 그해 매출 4조226억원의 1.8% 수준에 불과하다"며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CP는 아예 한푼도 안내고 있기 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었고 이것이 국내 CP들의 경쟁력까지 저하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업체와의 경쟁력 차이도 망사용료 때문에 심화된다. 망사용료를 내지 않는 유튜브, 넷플릭스는 UHD 화질로 영상을 서비스한다. 반면 국내 OTT들은 풀HD급으로 서비스한다. UHD는 풀HD 대비 2배 이상의 인터넷 트래픽을 사용하기 때문에 망사용료 문제로 국내 OTT들은 화질을 낮춰 서비스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통신 업계는 이같은 글로벌 CP들의 행태가 식민지 시대를 방불케 한다고 지적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투자해 조성한 인터넷망이라는 인프라를 마음대로 사용해 막대한 돈을 벌어가며 이에 대한 사용대가는 물론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는 모양새는 식민지 시대를 연상하게 만든다"며 "미국,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망사용료를 내면서 국내서는 내지 못하겠다는 상황이라 법개정 등 제도 개선을 통해 글로벌 CP들의 무임승차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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