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돼지 감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했다고 17일 발표했다.
ASF는 돼지는 한번 걸렸다하면 대부분 폐사하는 치명적인 감염병이다. 아직 예방하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라 ‘돼지 흑사병’으로도 불린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ASF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ASF는 사람에게는 전파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필리핀ㆍ베트남ㆍ중국 등 과거 이 감염병이 창궐했던 나라에서 사람이 감염된 적은 없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은 “사람에게 감염될 우려가 없는 만큼 돼지고기 섭취를 꺼릴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경기 파주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첫 확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 과장은 “오히려 사람이 돼지에게 전파시킬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보통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높으면 전파율은 떨어지는게 보통인데 ASF 바이러스는 특이하게 ‘환경 생존(생물이 아닌 매개에서 살아남는 것)’을 오래 한다. 그래서 치사율도 높고, 전파율도 높다. 육포같은 반건조 식품이나 완전히 얼린 동결식품에서도 1년 이상 살아남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라며 “ASF는 사람이 남긴 잔반을 가공한 사료에서도 살아남는다. 해외에서 몰래 들여온 식품이 오염돼 있는 경우 그걸 먹은 사람은 괜찮지만 잔반 등을 통해 돼지를 감염시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ASF는 지난해 지난해 중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주변국에서 퍼졌고 지난 5월 북한에서 발생했다. 정부는 북한 발병이 확인된 이후 방역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끝내 국내에도 유입됐다.
지난 8월 한 농부가 쓰촨성 광안의 양돈장에서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방역 약품을 살포하고 있다. [중앙포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까지 ASF는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조류인플루엔자처럼 원래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니던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지만 갑자기 그런 일이 생기는 건 아니다. 종(種)간 장벽을 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바이러스는 변이를 일으키면 독성이 떨어지고, 살아남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진화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람이 돼지에게 퍼트리는게 문제다. ‘나 하나는 괜찮겠지’하는 마음으로 해외에서 돼지고기 육포 등 음식을 절대로 몰래 가지고 들어오면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