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발렌시아 홈페이지 |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이강인(18·발렌시아)의 시간이 다가온다.
발렌시아 새 사령탑에 오른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은 1975년생의 젊은 지도자로 스페인 연령대 대표팀에서 5년을 일했다. 16~21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며 유망주들을 육성한 경험이 있다. 연령대 대표팀 시절 셀라데스 감독은 4-3-3, 혹은 4-2-3-1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했다. 2015년 스페인을 이끌고 유럽축구연맹(UEFA) 21세 이하 챔피언십에 출전했을 때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이스코를 중심으로 하는 전술을 꾸렸다. 이스코는 이강인과 유사한 스타일의 플레이메이커로 공격적인 재능이 뛰어나다. 셀라데스 감독은 이강인 같은 유형의 선수를 활용하는 법을 잘 알고 있고, 기본적으로 유망주를 선호한다.
실제로 셀라데스 감독은 취임 후 전술 변화를 예고했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전 감독은 수비적인 4-4-2 포메이션을 견지했다. 중앙에는 파이터형 미드필더 두 명을 세우고 투톱을 통해 역습 극대화 하는 전술을 고수했다. 그러나 셀라데스 감독은 과거부터 자신이 선호했던 4-3-3, 4-2-3-1 포메이션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했다.
이강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3선에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버티는 4-2-3-1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지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최전방 스트라이커 오세훈 바로 뒤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실력을 발휘했다. 이강인의 능력을 뽑아낸 정정용 감독이 “강인이는 2선에서 자유롭게 뛰게 해야 잘하는 선수다. 섀도우 스트라이커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써야 한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일단 셀라데스 감독과의 궁합이 맞는다고 볼 수 있다. 4-3-3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중앙 미드필더 두 명이 함께 뛰면 수비 부담이 덜어지는 만큼 공격에 집중할 수 있다. 4-4-2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 이강인에게는 희소식이다.
셀라데스 감독 부임과 함께 이강인 입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 15일 셀라데스 부임 후 치른 첫 경기인 바르셀로나와의 라리가 경기에서 교체로 들어가 23분을 뛰었다. 발렌시아 1군에 진입한 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뛰었다. 셀라데스 감독은 피터 림 발렌시아 구단주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축구계의 거물 에이전트 호르헤 멘데스가 관리하는 지도자다. 이강인을 아끼는 림 구단주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 앞으로도 이강인에게 충분한 출전 시간이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거꾸로 생각하면 이강인에게 큰 책임이 돌아간다고 볼 수 있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지난 시즌 발렌시아를 라리가 4위에 올려놓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시켰다. 동시에 국왕컵 우승까지 차지하며 능력을 증명했다. 림 구단주는 마르셀리노 감독이 이강인이나 페란 토레스 같은 특급 유망주를 외면한다는 등의 이유로 그를 경질했다. 대중이 보기에는 충분한 명분 없이 물러났기 때문에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셀라데스 감독은 물론이고 이강인 역시 기회가 왔을 때 제 몫을 해야 한다. 자칫 부진할 경우에는 비판의 화살이 돌아갈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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