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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추석연휴 해외 여행객 90만명…돼지열병 방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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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앞두고 필리핀서 발생…국내 유입 우려 커져

휴대용 축산물 등 반입 유의…과태료 등 부과

장기 검역 강화에 피로도 증가…지원 확대 필요

이데일리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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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추석 연휴기간 국내외 대규모 인구 이동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검역·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에서 시작한 ASF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는 연휴 기간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장기간 검역 강화로 피로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이번 연휴가 ASF 유입 차단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9일 필리핀 농업부는 불라칸주·리잘주에서 ASF가 최초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ASF는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몽골·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등으로 넓게 퍼지고 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한국과 교류가 많은 필리핀에서도 ASF 발생이 확인된 것이다.

ASF는 돼지에서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폐사율이 최대 100%에 이른다. 아직까지 사용 가능한 치료제와 백신이 없어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발생국 항공편을 중심으로 국경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가축 전염병이 발생한 경우 실제 돼지고기를 들여올 수는 없지만 불법 축산물 밀반입·유통이나 여행객들이 가져오는 가공식품 등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나타나는지 여부를 살피고 있다.

올해 6월부터는 해외에서 불법 축산물을 가져왔다가 적발 시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말까지 한국인 3명을 비롯해 중국·우즈베키스탄·캄보디아 등 국적자 16명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

하지만 연휴를 앞두고 ASF 발생국이 늘어나면서 축산물이나 가공식품 반입에 따른 국내 유입 우려는 한층 높아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연휴 기간인 11~15일 5일간 인천공항 이용객은 90만명 이상으로 예측했다.

13~15일에는 중국의 중추절이 겹치면서 중국 여행객 방문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같은기간 국내 이동인원을 3356만명으로 추산했다. 국내외 이동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만큼 ASF 예방에 더 큰 노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ASF 발생이 점차 확산하면서 한국도 ‘ASF 청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검역 활동에 참가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아시아 전역에서 ASF가 발생하고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가 열리면서 검역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ASF 발생과 관련해 9월이 고비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ASF 유입을 막기 위한 정책 지원이나 인력 확대 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검역당국 관계자는 “인력에 한계는 있는데 1년여간 지속적으로 검역을 강화하면서 피로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추가 인력 투입을 논의하고는 있지만 쉽게 협의가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추석연휴 ASF 유입을 막기 위해 전국 축산시설 등에 대한 일제 소독을 실시하고 전국 주요 공항만의 국경검역 추진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10일 김포공항을 찾은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은 “공항만을 통해 해외 여행객이 반입하는 축산물의 철저한 검색과 차단이 중요하다”며 “여행객 대상 사전 홍보 등 국경검역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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