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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경기북부 잇는 추억의 ‘교외선’…15년 만에 다시 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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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고양·양주·의정부, 재개통 추진

동서로 잇는 7080 추억의 철도망

“교통 수단 넘어 관광 활성화에 필요”

복선전철화에도 협력…운영비 등 과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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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를 동서로 연결하는 유일한 철도망이었던 ‘교외선’에는 1970~80년대 대학생들의 추억이 서려 있다. 이 기찻길이 지나던 고양 벽제, 양주 장흥, 송추, 의정부 등은 대학생 수련모임(MT) 장소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화물 운송도 이뤄지면서 교외선은 경기 북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이용객이 줄자 2004년 당시 철도청(코레일)은 적자를 이유로 운행을 중단했다.

운행을 멈춘 지 15년 만에 교외선이 부활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도와 고양, 양주, 의정부시가 지난 3일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교외선 운행 재개 및 전철화 사업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교외선 운행 재개를 위해 다음달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에 공동건의문을 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들 지방정부는 교외선 복선전철화 사업이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2021~2030년)’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교외선은 부족한 경기 북부 인프라를 확충하고 순환철도망을 구축하기 위해 꼭 추진해야 하는 사업으로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경기 북부 관광산업 활성화에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신속하게 운행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방정부들이 나선 배경에는 주민들의 요구가 있었다. 경기 북부를 동서로 오가는 교통불편이 가중되고 지역 상권이 가라앉자, 주민들은 지난 10여년 동안 열차 운행 재개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교외선이 운영될 때는 고양 능곡에서 의정부까지 30여분이면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수도권 전철로 1시간30분이나 걸린다. 서울을 통과해서 가야 하기 때문이다. 광역버스를 타도 1시간이 넘게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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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이들 3개 시는 교외선 운행이 다시 시작되면 경기도 동서남북을 원형으로 연결하는 ‘수도권 순환철도망’이 구축돼 수도권 균형 발전과 지역 간 소통 강화에 큰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교외선이 멈춘 뒤 장흥, 일영, 송추 등의 지역경제 침체를 겪은 양주시의 기대가 크다. 이동섭 양주시 광역교통시설과장은 “교외선은 고양에서부터 양주, 의정부까지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교통시설이다. 당장 전철화가 안 되더라도 동서축 교통체계 연결을 위해 일단 재개통부터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주가 지역구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그간 특별한 희생을 해온 양주시를 비롯해 경기 북부 도민들의 교통복지와 이동권 편의 증진을 위해 교외선 운행 재개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2016년 교외선 단선 연결사업을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추가검토사업으로 반영한 바 있다. 국토부는 운행 재개에 따른 노후선로 보수 등 시설비 719억원은 국가가, 연간 운영비 113억원은 각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운행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외선 열차 운행 재개를 위해서는 운영비 부담과 경제성 확보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운영비가 연간 113억원에 이르는데 적자가 날 경우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정부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2011~2012년 교외선 전철화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한 뒤 경제성이 특별히 개선되지 않은 점도 걸림돌이다. 양주시 관계자는 “교외선은 일반철도로 국가가 시설과 운영을 맡아야 하지만, 지방정부가 운영비를 떠안더라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동서 교통체계의 중요성을 볼 때 사업을 추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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