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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조국, 배우자 동반 없이 굳은 표정…초유의 ‘대국민 사과 임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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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개혁성 강할수록 어려워”…인사청문 개선 주문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 일렬로 늘어선 신임 장관·위원장 7명을 바라보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굳은 표정으로 문 대통령을 맞았다. 장관 임명식 생중계는 처음이었다.

임명식은 전례 없이 긴장된 분위기였다. 특히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은 어두운 표정이 역력했다. 임명식 리허설 내내 조 장관은 머리를 쓸어올리거나 이마의 땀을 닦았다. 청와대 참모진들이 웃으며 인사할 때도 조 장관은 무표정으로 응했다. 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가 발표되는 동안 조 장관은 깍지 낀 손을 수차례 바꿔가며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도 조 장관을 의식하는 모습이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임명장 수여를 마친 후 사회자가 “(다음은) 법무부 장관입니다”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 표정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문 대통령은 6명 장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건네기 직전 한 차례 고개를 들어 그들의 눈을 마주쳤지만, 조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때는 세 차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문 대통령은 임명식 후 환담에서 나머지 6명에게는 공식적으로 당부의 말을 남겼지만, 조 장관에게는 별도의 당부를 하지 않았다.

이날 임명식에는 박수와 환호, 꽃다발이 없었다. 대신 문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로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국민들께 먼저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어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인사청문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회 인사청문 절차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조 장관의 경우 의혹 제기가 많았고, 배우자가 기소되기도 했으며 임명 찬성과 반대의 격렬한 대립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문 대통령은 조 장관 등이 앉은 쪽으로 짧은 눈길을 보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조 장관이 임명식 후 문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한 달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그럼에도 임명 취지를 늘 마음에 새기겠다”며 “학자로서, 민정수석으로서 고민해 왔던 사법개혁 과제들을 신속하고 확실하게 실시하도록 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는 기존과 달리 배우자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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