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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푸틴-아베, 러 '동방경제포럼'서 양자회담…"쿠릴 협상 진전無"(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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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러일 평화조약 체결은 역사적 임무…함께 최선 다하자"

푸틴 "복잡한 문제" 유보적 입장…미일 안보조약 염두 해석도

(블라디보스토크 도쿄=연합뉴스) 유철종 김병규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5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행사장에서 별도의 양자 회담을 했다.

양국 정상은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포함한 평화조약체결 관련 논의를 했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을 시작하며 "러-일 관계는 안정적이며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양국 간 합의 사항들이 이행되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오늘 양국 (협력) 업무의 현 상황을 논의할 뿐 아니라 양자 관계의 추가적 행보도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아베와 나는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으며 대화 지속을 위한 모든 가능성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양자 관계를 촉진하기 때문에 아주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다양한 분야에 걸친 러시아와의 교류를 더욱 심화하길 기대한다"면서 내년이 러-일 양국 '지역 간 교류의 해'로 선포됐음을 상기시켰다.

연합뉴스

푸틴-아베, 러시아서 양자 정상회담
(블라디보스토크 교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5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행사장에서 별도의 양자 회담을 하면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9.5 bkkim@yna.co.kr



아베 총리는 이어 "오늘 평화조약 체결 문제를 포함해 여러 양자 문제와 관련해 솔직한 의견을 교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러-일 양자 관계의 해묵은 문제인 평화조약 체결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과 솔직히 대화하겠다는 설명이었다.

모두 발언을 언론에 공개한 후 두 정상은 비공개로 회담을 이어갔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적국으로 맞서 싸운 러시아와 일본은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둘러싼 영토 분쟁으로 인해 아직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평화조약 체결에 앞서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홋카이도(北海道) 서북쪽의 이투루프,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등 4개 섬을 돌려받길 원하고 있다.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통상 및 국경에 관한 양자조약을 근거로 남쿠릴 4개 섬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남쿠릴열도가 2차 대전 종전 후 전승국과 패전국간 배상 문제를 규정한 국제법적 합의(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에 따라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며 반환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도통신은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이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포함한 평화조약체결 협상과 관련해 미래지향적인 논의를 진행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두 정상이 쿠릴 4개 섬에서 양국이 추진하기로 한 공동경제활동을 조기에 구체화하기로 했으며 11월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다시 회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새벽 푸틴 대통령이 쿠릴 4개 섬 중 한 곳인 시코탄의 수산가공공장 기공식에 영상 중계 형식으로 참가한 것과 관련해 '허용할 수 없다'는 생각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의 회담은 이날 1시간 30분간 열렸으며 이 중 20분 동안 두 정상이 통역만을 동반한 채 대화를 나눴다.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와 함께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긴밀히 연대하기로 하는 한편 미국-이란 갈등으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중동의 정세에 대해 의견 교환을 했다.

한편 아베 총리와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동방경제포럼 전체 회의에서도 평화조약 체결 문제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밝혔다.

푸틴 대통령과 함께 전체 회의 연사로 참석한 아베 총리는 평화조약 체결은 일본과 러시아의 역사적 임무이며 그것의 이행은 양국 국민을 위해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을 향해 "블라디미르(푸틴),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해 전진하기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하자. 함께 역사에 대한 책임을 지자"면서 "평화조약을 체결해 우리 국민들에게 주어진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지도록 하자"고 호소했다.

이에 푸틴은 평화조약 체결 문제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에 대한 일본의 의무와도 관련된 복잡한 문제임을 지적하면서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푸틴은 "평화조약 체결과 관련된 수많은 문제가 있다. 이 문제들은 러-일 양자 관계와만 연관된 것은 아니다"면서 "군사, 국방 성격의 문제가 있고 안보 문제도 있으며, 우리는 제3국의 입장과 미국을 포함한 제3국에 대한 일본의 의무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일본 간의 안보 조약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푸틴은 그러면서도 "나와 (아베) 신조는 그것(평화조약 문제)을 해결하고 싶으며, 지난 1956년의 소·일 공동선언에 기초해 평화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5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행사장에서 별도의 양자 회담을 했다.



cjyou@yna.co.kr,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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