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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엿듣는 AI…'사생활 침해' VS '불가피한 학습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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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향상 위해 불가피…비식별화 거쳐 개인 식별X

이용자들 "선택권도 없고 수집 사실도 몰랐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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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네이버, 카카오부터 삼성전자와 SK텔레콤까지 대부분의 국내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이용자의 목소리를 수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AI 기능 향상을 위한 불가피한 작업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선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클로바'와 카카오의 '카카오 미니', SK텔레콤의 '누구' 등 AI 스피커는 물론 삼성전자의 AI 비서‘빅스비’까지도 사용자의 음성 명령 기록들을 수집하고 있다. 성별, 억양, 사투리 등 다양한 조건 속의 목소리를 학습시켜 AI를 더 똑똑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네이버의 경우 자회사 '그린웹'의 직원들이 수집된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받아적어 문서화하는 '전사' 작업을 했다. 네이버 측은 전사작업은 AI 서비스 향상에 필수적이며 국내외 AI서비스 제공업체들은 모두 거치는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AI 서비스들의 이용 약관에는 전사작업을 위해 음성 명령을 수집하고 다른 기업에게 제공해 분석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비식별 처리된 음성 명령 중 전체 가운데 1% 미만에 한해서만 전사 작업을 진행한다"며 "전사 작업 담당 자회사 직원과도 별도 보안계약서를 작성하고, 음성 내용을 명령 단위로 쪼개서 전체 내용을 알 수 없도록 사생활 침해를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용자들이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법률적인 용어가 빼곡한 이용 약관을 상세히 들여다보기 힘들 뿐더러, 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없어 사실상 강제로 동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생활 침해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비식별 처리된 음성정보지만 여러 정보를 조합하면 신원을 알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통신비밀보호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위반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음성 데이터 수집 허용 여부를 이용자가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IT기업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논란이 발생한 것은 마찬가지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유명 IT 기업들 대부분 AI 학습을 빌미로 이용자의 음성을 수집했다. 특히 애플은 AI 비서 '시리'를 통해 의료정보, 성생활과 관련된 음성정보도 수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이용자의 음성 명령 전체를 보관했다. 직접 삭제를 요청하지 않는 이상 무제한 남겨뒀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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