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제외 모든 국회일정 중단…조국 청문회 예정대로 할듯
황교안 "모든 투쟁 다해야"…30일 부산, 31일 서울 대규모 장외집회
한때 '의원직 총사퇴' 거론에 강경대응 자제 목소리…"조국 전선 집중해야"
한국당은 이날 정개특위에서의 선거제 개혁안 의결을 전후해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 같은 대응 방침을 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긴급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오늘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은 계속하지만, 다른 국회 일정은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한국당은 이날 인사청문회 관련 일정을 제외한 모든 국회 의사일정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8 회계연도 결산 심사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결산 심사 및 외교부·통일부 현안보고 등을 위한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가 줄줄이 취소됐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총에서 오늘 인사청문회 외 의사일정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것은 선거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항의하고 규탄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원외 투쟁 강도도 한층 높일 예정이다. 당초 오는 30일 부산 송상현광장에서의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한국당은 그다음 날인 31일에도 서울 광화문에서 장외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황교안 대표는 의총에서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기 위한 모든 투쟁을 다 해야 한다"며 "원내는 원내대표 중심으로 뭉치고, 원외투쟁도 당 지도부를 믿고 참여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정개특위 의결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과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하고, 정개특위 홍영표 위원장과 김종민 안건조정위원장을 고발하는 등 법적 조치도 취할 예정이다.
나아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첫 관문을 통과한 선거법 개정안이 앞으로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 국회 본회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남은 관문에서 총력 저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안을 둘러싼 '본게임'이 오는 11월 말 국회 본회의에서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과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연계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선거제 개혁안 의결 항의하는 자유한국당 |
다만 한국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은 예정대로 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실제 한국당은 이날 오후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을 위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여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조국 인사청문회는 해야 한다는 의원들이 더 많다"고 전했다.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낱낱이 밝히는 게 효율적인 대여(對與) 투쟁 전략이라는 판단에 덧붙여 청문회 보이콧에 따른 부정적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당은 전날도 '조국 청문회 보이콧' 문제를 논의했으나, 당내 다수 의원들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개특위 의결에 앞서 한국당 내부에서는 '여야 4당의 선거법 개정안 강행 처리가 현실화할 경우 20대 국회 종료 선언 및 의원직 총사퇴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는 "만약 선거법이 날치기로 통과된다면 우리 당은 강력히 저항할 것이고, 그 저항의 끝은 민주당이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에 이를 것"이라는 전날 나 원내대표 발언의 연장선으로 해석됐다.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우리가 저항할 수단은 의원직 사퇴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원직 총사퇴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여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구호 외치는 자유한국당 |
하지만 20대 국회 종료 선언이나 의원직 총사퇴 등 강경 대응이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당내 의견도 적지 않다.
앞서 지난 4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물리력으로 막아보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연이은 장외집회로도 지지층 결집 외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해 강경 대응에 앞서 고민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당 일각에서는 조국 인사청문 정국에서 수세에 몰린 정부·여당이 선거법 개정 이슈로 야권의 힘을 빼놓고 여론을 환기하려는 의도가 내포됐기 때문에 역공을 당하기 쉬운 강경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권에서 '조국 전선'을 흐트러뜨리기 위해 선거법이라는 또 다른 이슈를 들고나온 것이라 말려들면 안 된다"며 "국회를 버릴 수는 없기 때문에 정기국회에 총력을 다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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