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회의 시작부터 ‘고성’
홍영표 "정치적 발언은 나가서 해" vs "김태흠 “망나니 같은 짓"
한국당 시간 끌어도 11월말엔 본회의 상정 가능
본회의 통과는 미지수…지역구 조정이 최대변수 될 듯
홍영표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장제원 자유한국당 간사와 설전을 벌이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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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29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편안을 의결했다. 한국당은 '선거법 날치기'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개특위 회의장은 여야 간 고성을 주고받으며 난장판이 됐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정상적인 토론이 불가능한 것 같다”며 선거제 개편안을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재석의원 19명중 11명이 찬성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의 이관이 결정됐다. 한국당 의원 7명과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표결 처리에 반발하면서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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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은 정개특위 회의장으로 들어와 “이런 날치기가 어디 있느냐”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나 원내대표는 회의를 방해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한국당 의원들은 수적 우위에 있는 여야 4당의 표결을 막지 못했다.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국회법이 오늘 장례식 하는 날”이라며 “국회법 해설서를 쓰레기통에 집어넣은 세력이 민주당과 정의당, 그리고 바른미래당 일부 세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아무리 후안무치한 조국 정국을 분산시키겠다고 해도 이건 심하다"며 "숫자가 많다고 해서 표결로 처리하는 망나니 같은 짓을 하는 것이 역사에 부끄럽지 않느냐,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국민 앞에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박했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조국이니 망나니니 하지 말라"며 "공직선거법에 대한 의결을 하는 날이기 때문에 이 사안과 관련 없는 정치적 발언은 나가서 하라"고 응수했다.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선거 관리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8월 말 안에 의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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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개특위에서 의결된 선거제 개편안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에 따라 곧바로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가게 된다. 한국당이 법사위에서 아무리 시간을 끌어도 오는 11월27일에는 사실상 본회의 표결이 가능해진다. 패스트트랙은 최장 330일(상임위원회 180일ㆍ법사위 90일ㆍ본회의 60일) 이후 본회의에 자동 상정하는 제도로, 국회의장 결정으로 270일 이후에는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
선거법의 본회의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선거제 개편안은 국회의원 의석을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으로 조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그러나 21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지역구 축소 등을 놓고 이견이 상당하다. 현재 과반을 넘기려면 민주당(128석), 정의당(6석) 외에 찬성표가 더 필요하다. 심지어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바른미래당(28석), 민주평화당(4석), 무소속(18석) 의원들이 선거법 통과의 열쇠를 쥔 셈이다.
실제 지역구 조정 문제가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6일 정개특위에 보고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서울(49석→42석), 부산ㆍ울산ㆍ경남(PKㆍ40→35), 대구ㆍ경북(TKㆍ25→22), 인천ㆍ경기(73→70), 호남ㆍ제주(31→25), 대전ㆍ세종ㆍ충청(35→31) 등으로 지역구 의석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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