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靑 "화이트 국가 배제 매우 유감. 지소미아로 한미 동맹 안 흔들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2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일본의 한국에 대한 2차 경제 보복 조치인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이 28일 화이트 국가(안보우호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을 강행했다. 대일(對日) 대응을 총괄해온 청와대 국가안보실 김현종 2차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정부는 이번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일본은 우리의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와 관련해 우리가 수출규제 조치를 안보문제인 지소미아와 연계시켰다고 주장하지만, 당초 안보문제와 수출규제 조치를 연계시킨 장본인은 바로 일본”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아베 총리는 최근 우리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고 두 번이나 언급하면서 적대국과 같이 취급하고 있다”며 “일본의 주장처럼 한·일 양국 간 기본적인 신뢰관계가 훼손된 상황에서 지소미아를 유지할 명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전날 “한국이 역사를 바꿔쓰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역사를 바꿔쓰고 있는 것은 바로 일본”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전날 당·정·청 회의에서 “지소미아가 종료하는 11월까지 타개책을 찾아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하고 우리는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을 언급하며 “공은 일본 측에 넘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소미아 종료에 비판적인 미국에 대해 김 차장은 “미국은 지소미아 유지를 계속 희망해왔기 때문에 ‘실망’을 표명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실망’은 미국이 동맹국이나 우호국과의 정책적 차이가 있을 때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김 차장은 “안보도 스스로를 지켜낼 수 없다면 언제든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일종의 ‘자강론(自强論)’도 주장했다. “주도적으로 안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군 정찰위성, 경항모 및 차세대 잠수함 전력 등 핵심 안보역량을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다. 그는 “이를 통해 전략적 가치를 제고해 미국과의 동맹을 더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지소미아 종료로 한·미 동맹관계가 균열로 이어지고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틀린 주장”이라며 “지소미아 종료를 계기로 주도적 역량 강화를 통해 한·미 동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한·미 동맹의 균열을 우려하는 시선을 의식한 듯 이에 대한 설명을 많이 했다.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22일 “미국 측도 이해하고 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에 미국이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미국 측이 우리 결정에 동의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 입장과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를 반영한 것이다. 양측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에는 거의 매일 실시간으로 소통했다”고 말했다. “NSC 실장급에서 9번 통화했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미 국무부나 국방부가 공개적으로 반발한 이유에 대해 한국 정부 내에는 미 NSC가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지 않았을 거란 시각이 있다. 미국이 내부적으로 어디까지 정보를 공개할지는 관여할 바도 아니고, 관여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지소미아 종료가 주한미군에 위협이 된다는 미 정부의 입장에 대해 김 차장은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협정(TISA·티사)을 통해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종료가 방위비 분담 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에 대해 이 관계자는 “언론이 그렇게 연계시킨 것이지,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