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 폄훼 취지 발언도
지역 시민단체 “매국망언” “즉각 사퇴”
광복회 충북도지부와 ‘충북 3.1운동ㆍ대한민국 100주년 범도민위원회’ 회원들이 28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침략을 비호하고 친일 매국 망언을 한 보은군수는 퇴진하라”고 외치고 있다. 한덕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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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78ㆍ사진) 충북 보은군수가 위안부 문제와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관련해 일본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낸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매국망언”이라며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28일 보은지역 주민과 시민단체에 따르면 정 군수는 지난 26일 보은군 자매도시인 울산 남구에서 진행된 ‘2019 이장단 워크숍’ 특강에서 친일성 발언을 쏟아냈다.
정 군수는 “우리가 세끼 밥도 못 먹던 가난한 시절 일본 돈 받아 산업단지 만들었다. 5억불 받아서 한국 발전했다는 건 객관적 평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지인이 한 말”이라며 “위안부 한국만 한 게 아니다. 중국 동남아 다했는데 배상한 게 없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사인을 했으면 지켜야 하는데, 그것을 무효화하고 돈 가져와라 하면 약속을 안 지킨다고 그런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한테 보상받은 돈으로 발전한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 밖에 없다고도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군수는 국민들의 불매운동도 비판했다.
그는 “일본 물건 안 팔고 안 먹고 안 사고, 안 가고 하는데 결과가 뭐냐”고 반문한 뒤 “우리가 일본 것 팔아주는 것보다 일본이 한국 것 팔아주는 게 두 배다. 숙명여대 교수가 그렇게 발표했다. 일본 상품 불매하면 거꾸로 우리가 손해 본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광복회 충북도지부와 ‘충북 3.1운동ㆍ대한민국 100주년 범도민위원회’는 28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친일매국 망언을 한 보은군수는 국민께 무릎 꿇고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삐뚤어진 식민주의 역사관을 가진 인물이 군수라는 자리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들을 수 밖에없는 이장단, 농업경영인들에게 매국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며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선열에 대한 모욕이자 국민에 대한 모독 행위”라고 목청을 높였다.
앞서 정의당 충북도당 남부3군위원회는 27일 정 군수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정 군수 발언은 아베 정권이 주장하는 내용과 다를 게 없다”며 “보은에 사셨던 이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군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 군수는 28일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일부 언론에서 거두절미해 오해를 빚게 됐다.저의 의도와 관계없이 독립유공자 가족과 국민들에게 다소라도 심려를 드렸다면 이 부분 정중히 사과한다”고 밝혔다.
정 군수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출마해 전국 최고령 자치단체장으로 3선에 성공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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