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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中, 또 '덩샤오핑 어록' 꺼내 들며 홍콩 무력개입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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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통신 "'동란 일어나면 중앙이 관여' 발언 통찰력 있다"

좌담회서 "인민해방군은 허수아비 아니다" 위협성 주장 제기

연합뉴스

홍콩 시위에 처음 등장한 물대포
(홍콩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지난 25일 췬완지역에서 물대포 차량을 동원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홍콩 시위 사상 처음으로 물대포 차 2대를 시위 현장에 투입해 진압에 나섰다. leekm@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홍콩 시위가 12주째 이어지며 격화한 가운데 중국이 홍콩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강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홍콩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화염병과 물대포로 극렬 대치한 지난 25일 밤 시평에서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이 생전 "홍콩에서 동란이 일어나면 중앙정부가 관여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 주목했다.

통신은 이는 홍콩 특별행정구 기본법과 주군법에 관련 규정이 있으며 홍콩에 대한 개입은 중앙정부의 권력일 뿐만 아니라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덩샤오핑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라는 위대한 구상의 창립자로 이와 관련한 그의 발언은 비범한 통찰력이 있었으며 아직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의 폭력 시위 속에 덩샤오핑의 홍콩 문제에 대한 중요 발언을 되새겨 중국 헌법과 홍콩 기본법에 기초한 홍콩의 헌법 제도 질서를 확고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은 "홍콩에서 최근 발생한 동란"으로 '광복 홍콩, 시대 혁명'이나 '홍콩 독립' 같은 구호까지 나왔다면서 이는 홍콩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색깔혁명"이라고 규정했다. 또 절대로 내버려 둬서는 안 되며 법에 따라 징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리들은 홍콩 시위에 대해 '색깔혁명', '테러'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무력 개입을 시사하고 있다. 중국은 실제로 홍콩과 이웃한 광둥성 선전에 무장경찰을 집결시켜놓고 있다.

중국은 지난 24일 선전에서 덩샤오핑의 115번째 탄생일을 기념해 그의 홍콩 발언을 되새기고 홍콩의 질서를 지키기 위한 전문가 좌담회도 열었다고 인민일보 해외판이 26일 보도했다.

저우예중 우한대학 교수는 '일국양제'에서 '일국'은 '양제'의 전제이자 기초로 '일국'이 없으면 '양제'도 없다고 말했다.

왕전민 칭화대학 홍콩·마카오 연구소 주임은 '일국'을 존중하고 잘 지킬 때만 '양제'도 무한한 발전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일국양제' 정책을 전면적으로 올바르게 실행하려면 중앙의 권력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마리아 탐 전국인민대표회의 홍콩기본법위원회 부주임은 좌담회에서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군은 "허수아비가 아니다"라면서 필요하면 질서를 회복하고 '일국양제'를 수호하기 위해 "당연히"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우시우카이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홍콩의 상황이 중국과 미국이 이끄는 국내외의 반정부 세력 간의 "최후 결전"으로 극단주의자들이 중앙정부와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로부터 권력을 탈취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한 국가 두 체제'가 무너지면 중국에도 큰 손실이지만 '한 국가 한 체제'가 되는 것은 홍콩에는 "감내할 수 없는 손실"이라고 경고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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