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계 호주인 故오헤른 할머니 추모
오헤른 할머니 영정 놓인 수요집회 |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지난 14일 1천400회를 기록한 수요집회가 다시 찾아온 수요일인 2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변함없이 열렸다.
이날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1천401차 수요집회에서는 전날 별세한 네덜란드계 호주인 위안부 피해자 얀 루프 오헤른 할머니를 추모하며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헤른 할머니는 1944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인도네시아를 점령한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 피해자가 됐다.
그는 1991년 8월 14일 최초 증언에 나선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기자회견을 보고 용기를 내 1992년 호주의 지역 언론에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임을 증언했고,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옥선 할머니 옆자리에는 오헤른 할머니의 영정 사진이 놓였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오헤른 할머니가 고민 끝에 가족들에게 위안부 피해자인 것을 말하자 할머니의 딸은 진작 말했어야지 왜 혼자서 아파했느냐고 했다고 한다"며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못하는 할머니가 많다. 이는 피해자 탓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광복을 맞은 지 7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피해자가 스스로 따라갔다', '강제 연행의 증거가 없다'는 말이 나온다"며 "인권과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지금이 오헤른 할머니를 떠나보내는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500여명(주최 측 추산)의 집회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는 사죄하라', '일본 정부는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일본 대사관을 향해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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