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학내 곳곳에서 위안부 발언 논란 일으킨 교수에 사죄 요구하는 대자보 나붙어
학내 교수들도 반발
"학문과 표현의 자유 전제는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
지난달 19일 한국해양대에서 열린 '반일 종종주의' 북 콘서트에서 위안부 관련 발언하고 있는 이철순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사진=혼란시대 TV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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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일부 교수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부풀려졌다고 지적하고, 시민들의 일본제품 불매 운동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두고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철순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사회과학대 학장)는 지난달 19일 한국해양대에서 열린 '반일 종족주의'(저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북콘서트에서 일본을 옹호하는 취지로 발언을 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날 이 교수는 "위안부 문제가 갑자기 1990년대에 튀어나오는 데 그런 게 없었다"며 "그런 기억이 없기 때문에 전승이 안 된 건데 이게 뻥튀기되고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북콘서트에 이 교수와 함께 참석한 같은 학교 김행범 행정학과 교수도 "광주 한 고교는 볼펜 재료에 일본 제품이 들어간다며 볼펜을 깨뜨리는 쇼를 하지만 집에 가서는 닌텐도 게임을 할 것"이라며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부산대 사회과학대학 교수 22명은 이 두 교수의 발언에 책임을 묻기 위해 교수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사회과학대학 교수회의 개최 결정권자는 당사자이자 학장인 이 교수이지만, 학칙상 재적 교수 4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교수회의를 개최하게 돼있다.
사회과학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는 54명으로 14명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교수회의를 열어야 한다.
오는 21일 오후 3시 열리는 회의에서 사회대 교수들은 이 학장의 해명을 듣고 이후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학생들도 대자보를 통해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정치외교학과 행정학과에 각각 재학 중인 학생 개개인 성명으로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고 전쟁 범죄를 옹호하지 말라며 대자보를 내걸고 있다.
정치외교학과 총동문회는 학교 곳곳에 이 교수의 사임을 요구하는 현수막 17개를 세웠다.
부산대 민주동문회도 지난 16일 열린 (故) 고현철 교수 4주기 추모식장 인근에서 이 교수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현수막 2개를 내걸었다.
동문회는 북콘서트에서 위안부 문제 등 책 내용에 공감한 표현을 한 이 학장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학장은 "위안부 문제에 강제동원이 없었다고 말하지 않았고, 다만 당시 여성들이 밭에서 일하다가 우물가에서 물긷다가 갑자기 잡혀가는 노예 사냥식 사례들이 부풀려졌다고 말한 것"이라면서 "사회가 건강하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학문의 영역에서 성역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수회의 개최를 요구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박홍원 교수는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소중한 권리"라면서 "하지만 그 권리의 전제는 타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지 말아야 하며,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은 극단적 원리주의자인 탈레반과 같다'는 이 학장의 발언은 소녀의 꿈이 짓밟힌 위안부 할머니의 인권을 부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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