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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한미훈련 끝나자마자… 한미 북핵 대표, 북미 실무협상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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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연습 종료일인 20일 방한… ‘방한 중 협상 재개’ 관측도
한국일보

미측의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6월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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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반발 속에 진행되고 있는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이 끝나자마자 양국 북핵 협상 수석대표가 만난다. 2ㆍ28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뒤 교착해 온 양측 간 비핵화 논의의 재개가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외교부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0~22일 방한 예정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며 “북미 실무협상의 조속한 재개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방한 기간 중 통일부 등 대북 관련 부처와 청와대를 찾아 고위급 인사와 만나는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비건 대표가 19~20일 일본을 방문하고 20~22일 한국을 찾는다며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조율 강화를 위해 한일 당국자들과 만나는 것이라고 간단히 밝혔다.

공교로울 수 있지만 비건 대표 방한일은 한미 연합훈련 마지막 날과 맞물린다. 한미 훈련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서둘러 협상 준비에 착수하는 모양새다. 가급적 빨리 협상에 들어가고 싶다는 미측 의중이 반영된 일정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훈련 종료 직후 실무협상 재개’는 북미가 어느 정도 교감한 일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0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기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일련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사과하면서 한미 훈련이 끝나는 대로 협상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르면 비건 대표 방한 기간에 판문점 등에서 실무협상 준비를 위한 북미 간 물밑 접촉이 성사되거나 실무협상이 전격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방한을 계기로 비건 대표가 평양에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변수도 있다. 현재 비건 대표는 10월 초 물러나는 존 헌츠먼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그가 발탁될 경우 북미 실무협상 속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비건 대표의 이번 한일 연쇄 방문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한국의 대응 카드로 꼽히고 있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연장 거부 통보 시한(24일)을 앞두고 이뤄지는 만큼 한미일 대북 공조 균열 방지 방안이 의제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내년부터 적용될 제11차 ‘방위비(주한미군 주둔비) 분담 특별협정’(SMA) 협상 채비에도 양국이 슬슬 나서는 양상이다. 올 3월 양국 간 서명이 이뤄진 제10차 SMA 당시 양측 수석대표였던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20일 서울에서 회동하는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차기 협상 일정과 형식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난해부터 진행한 해외 주둔 미군 방위비 분담금 관련 ‘글로벌 리뷰’ 결과를 미측이 설명할 가능성도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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