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에서 개막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에 출품된 김운성 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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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이치(愛知)현에서 열린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예술감독이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한 데 대해 사과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 예술감독은 전날 트위터에 사과 성명을 내고 “(전시 중단으로) 혼란을 초래하고 무엇보다 존중되어야 하는 작가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전시를 중단한 책임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관계 각처에 다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전시 중단을 결정한 데 대해선 “(방화 협박을 받는 상황에서) 관객과 아티스트, 직원, 자원봉사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긴급히 결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그는 소녀상 전시 기획 과정에서 실행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우려가 예상된다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실행위는 “소녀상은 2015년 ‘표현의 부자유’ 기획전에도 전시된 작품이다. 소녀상을 전시할 수 없다면 그 상황 자체가 검열이다. 그러면 이 기획은 의미가 없다”며 전시를 고수했다고 밝혔다.
쓰다 감독은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일본이 현재 또는 과거의 부정적인 면을 드러낼 수도 없는 안전하지 않은 사회라는 것을 국내외에 보여버린 사건”이라고도 했다.
[쓰다 다이스케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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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감독은 평화의 소녀상이 작품으로서 갖는 의미도 자세하게 기술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과거를 반성하고 앞으로 훌륭하게 살아가도록 촉구하는 의미이지, 일본인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강제성 여부 등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위안부 피해자들이 치유하기 어려운 심신의 상처를 입은 데 대해 일본 정부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국가나 사회는 다른 국민의 인권을 억압한 어두운 역사를 갖고 있다”며 “많은 국가는 그런 역사를 반성하고 있고, 우리 일본도 마찬가지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쓰다 감독은 “나머지 60일간 트리엔날레를 기대해주는 손님과 각각의 형태로 연대해주고 있는 아티스트를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예술감독으로 트리엔날레를 무사히 끝내는 게 내 책임”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소녀상이 전시됐던 기획전인 ‘표현의 부자유, 그 후’에 대해 항의가 잇따르자 3일 만에 전시를 중단했다. 쓰다 감독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자 효고(兵庫) 고베시는 오는 18일 예정됐던 쓰다 감독 초청 심포지엄을 취소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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