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행사도
시민사회단체, 일본 정부의 법적 배상 촉구
해외 11개국 연대 집회 개최…일본에서도 동시 진행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400차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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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28년 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를 고백한 김학순(1924~1997) 할머니의 용기 있는 증언이 분단선 건너 북을 넘어 아시아 태평양 각국의 피해자들의 연대를 이끌어 냈습니다.”
14일 ‘제7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과 ‘1400회 수요 집회’를 맞아 시민 2만명(주최 측 추산)이 연대 시위에 참여해 일본의 사죄와 법적 책임을 재차 강조했다.
◇28년 전 미투 고백한 위안부 할머니…“일본 법적 배상 촉구”
체감온도 37도가 넘은 이날 정의기억연대 등 50개 위안부 단체는 서울 종로구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수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과거 김학순 할머니의 위안부 최초 증언을 오늘날 ‘미투’ 고백과 같았다고 평가했다. 정의기억연대는 “28년 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시작한 미투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우리들의 ‘WITH YOU(연대)’를 이끌어 냈다”며 “이런 움직임은 전쟁 중 여성에게 행해지는 모든 폭력으로부터의 해방을 염원하는 날갯짓이 됐다”고 평가했다.
수요 집회는 지난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피해자임을 공개 증언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일본 총리가 한국에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듬해 1월 8일 첫발을 뗐다. 28년 간 매주 수요일마다 이어져 이날로 1400회를 맞았다. 아울러 김 할머니의 증언이 있었던 8월 14일은 세계 위안부의 날로 정해졌다.
이날 정의기억연대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범죄사실 인정과 법적 책임을 재차 촉구했다. 시민단체는 “일본 정부는 2015년 한일합의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주장하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오히려 전쟁 범죄에 대한 반성 없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권을 담보로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며 평화 헌법 개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라”며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 및 배상을 포함한 법적 책임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400차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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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에 상처받은 위안부 할머니 위로 하고파”
이날 수요 시위에는 각계 각층 시민들도 함께 했다. 수원에서 올라온 정한별(11)양은 “내 나이에 일본군에게 희생당한 할머니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비슷한 나이대에 아픔을 50년 넘게 안고 사시는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주희(41)씨는 “처음으로 수요 집회에 참여했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 당시 나이가 지금 내 자녀들의 나이라 더 각별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김씨는 또 “평화로운 방식으로 일본을 압박해 할머니들이 원하는 일본 측의 태도 변화를 이루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수요 집회는 서울을 비롯해 △안양 △수원 △원주 등 국내 13개 도시와 △대만 △일본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해외 11개국 24개 도시에서 공동으로 진행됐다. 특히 일본 내 △교토 △도쿄 △나고야 △한신 등지에서 릴레이 토크가 진행된다.
한편 현재 생존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공식적으로 총 20명에 불과하다. 지난 1월 김복동 할머니에 이어 곽예남 할머니(3월) 등 올해만 5명이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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