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은 13일 오후 국회에서 `일본 수출규제 상황점검 및 대책회의`를 열었다. 왼쪽부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소재부품장비인력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최재성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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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 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여당, 청와대가 각종 협의체 기구들을 동시다발로 가동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다만 각각의 역할과 일정이 뚜렷한 기준 없이 우후죽순 난무하면서 일본 대응책 마련과 메시지 전달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3일 당정청은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한 당정청 상황 점검 및 대책위원회 회의,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회의, 일본 무역 규제 후속 조치 및 지원 방안 관련 당정 및 산업계 긴급 정책간담회, 동북아 정세 변화와 한일 관계 토론회 등을 동시다발로 개최했다.
이날 국회에서 30분 간격으로 열린 정책간담회(오후 2시)와 대책위 회의(오후 2시 30분)는 일부 참석자 명단이 중복되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날 당정청은 일본 수출 규제 대응 상황 점검 및 대책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달 중 1조6578억원 규모 관련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재정법상 300억원 이상 사업은 예타를 거치게 돼 있지만 소재·부품·장비 관련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해선 시국을 고려해 예타를 면제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당정청은 다음달 초부터 한국은행 총재까지 참여하는 범정부 긴급상황점검체계를 가동해 경제 불확실성에 대처하기로 했다. 또 바로 다음달부터 화학·섬유·금속 등 분야에 대해 기업 맞춤형 실증 양산 테스트베드 확충을 시작하고 장비 도입에 착수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소재부품특별법 전면 개정안을 마련해 다음달 정기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오후 2시에는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일본 경제 보복 관련 정부 부처가 4대 그룹 등 민간 싱크탱크와 함께 긴급 정책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비공개로 진행한 이번 간담회에서는 △여신·금융 지원 대책 △R&D 혁신 △부품·소재 산업 국산화·다변화 지원 대책 등이 화두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은 이날 취합한 정부·산업계 간담·협의 내용 전반을 14일 '일본 수출 규제 대응 민·관·정 협의회'에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산하 일본특위는 최근 매일 오전 회의를 한 뒤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이날도 특위위원인 권칠승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한일 갈등이 문재인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극우파조차도 상상하지 못했던 억지와 막말의 종결"이라며 "진정 토착왜구가 되고 싶으냐. 당리당략을 위해 나라마저 팔아먹을 것 같은 한국당의 개탄스러운 정신세계에 온 국민이 질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힐난했다. 현재 민주당에는 일본특위 외에도 소재부품장비인력발전특별위원회가 설치돼 가동 중이다.
이처럼 각종 기구가 우후죽순으로 설치돼 회의와 간담회, 토론회 등 주제가 상당수 겹치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일본특위 등을 중심으로 도쿄올림픽 보이콧을 시사하는 강경 발언이 이어지자 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 "당론이 아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대일 공세에 '강약 관리'와 '의견 통일'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셈이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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