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소녀상 뒤로 대학생공동행동의 12.28한일합의 폐기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 촉구 소녀상 농성 900일간의 기록 사진이 보인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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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독자적으로 심층 조사·연구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된 일본군 위안부 연구소의 예산 집행률이 21.8%에 불과한 것으로 13일 나타났다. 중장기적 계획 없이 당초 사용 목적과 다른 곳에 예산이 집행됐다는 문제점도 발견됐다.
13일 국회 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가 발간한 '2018 회계연도 결산 분석 종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가족부 예산 중 일본군 위안부 연구소로 교부된 9억3000만원은 2억300만원만 집행되고 7억2700만원이 다음 연도로 이월됐다.
일본군 위안부 연구소는 2016년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 결과 정부에 시정 요구 사항으로 의결이 이뤄져 세워진 기관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독자 조사·연구 기능을 하기 위해 설립됐다.
다만 이같은 주된 목적을 위한 중장기 계획 없이 실제 예산이 집행되고 있었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개별 사업부터 추진한 뒤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등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심층적인 연구보다 2017년도의 위안부 피해자 기념 사업과 비슷하게 자료 수집·아카이브 구축인 홍보 등의 수준에만 예산이 집행됐다는 지적이다. 연구소의 중장기 계획은 2018년도 사업 수행 기간이 종료된 지난 3월에야 국회에 제출됐다.
실제로 편성액 9억3000만원 중 국내외 소장 자료 조사와 집적을 위해 아카이브 구축·데이터베이스화 사업에 1억1972만원이 집행된 것 외에는 주로 홍보 사업과 인식 개선 사업 등에 예산이 사용됐다고 예정처는 지적했다.
위안부 연구소 예산은 여가부가 매년 8월14일 진행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 예산에 일부 끌어다 쓰이기도 했다. 지난해 기림의 날 행사가 예상보다 큰 규모로 개최되고 폭염 대책 마련이 필요해져 집행 예산이 당초 편성된 1억원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위안부 연구소 예산 중 2673만원이 기림의 날 홍보물 제작과 배포에 쓰였다. 예정처는 "하나의 사업을 위한 예산을 여러 세부 내역 사업에서 집행하면 해당 내용에 대한 총지출 규모를 불분명하게 하는 문제가 있다"며 "위안부 연구소 예산을 활용해 기림의 날 홍보 등에 집행한 것은 내역 사업의 성격에 부합하지 않아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집행된 2673만원도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구소가 이를 기림의 날 계기 기념엽서 4종 2000부를 제작하는 데 집행했는데 당일 행사 참가자 등에게 약 700부를 배포한 후 1300부가량 남았다는 설명이다. 연구소는 이를 14일 열리는 올해 기림의 날 행사에서 배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처는 "2018년도 기념엽서 수요를 과다 추정해 예산을 집행한 것"이라며 "향후 예산 집행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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