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세기 에반게리온' 애니메이션 캡처 |
일본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사다모토 요시유키(57)가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기억하고자 세운 소녀상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사다모토는 지난 9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더러운 소녀상. 천황의 사진을 불태운 후 발로 밟는 영화"라며 "그 나라의 프로파간다 풍습. 대놓고 표절. 현대 예술에게 요구되는 재미·아름다움·놀라움·지적 자극이 전혀 없는 천박함에 질렸다"고 적었다.
이 글은 일본계 미국인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주전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일본 우익들이 역사적 진실을 어떻게 왜곡하고 감추는지 추적하는 내용이다.
그는 또 "솔직히 내겐 전혀 예술적 울림이 없었다"며 "도큐멘타나 세토우치예술제 같이 성장하기를 기대했는데, 유감스럽다"라는 글도 남겼다. 지난 1일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전시 '2019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출품된 위안부 소녀상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소녀상은 일본 내에서 강한 반대여론 등으로 전시 사흘 만에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신세기 에반게리온'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사다모토 요시유키(57) SNS |
사다모토는 한국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나는 한류 아이돌을 좋아하고 아름다운 건 아름답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소녀상은) 조형물로서 매력적이지 않고 지저분하다고 느꼈다. 실제로 보면 다르려나? 예술로서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 누리꾼이 그에게 소녀상 전시 기사를 공유하며 유감을 표하자 사다모토는 "내가 뭘 기대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아름다운 위안부 소녀와 라이따이한(한국인과 베트남인 사이에서 태어난 2세) 소녀가 마주앉아 솥에 병사들의 성기를 삶아 먹고 있는 상 같은 게 있었다면 조금은 개념적 자극을 느꼈을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평소에 (한국인들의) 도움을 받는 입장이니 감사하다"면서 "회사에 있는 한국인이나 재일 한국인은 모두 성실하고 좋은 사람들이다.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논란은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 '에반게리온' 팬카페로까지 번졌다. 이들 사이에서도 "사다모토에게 실망했다"면서 작가에게 직접 항의했다는 글이 게재되며 '에반게리온'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다.
류원혜 인턴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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