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각가 스티븐 화이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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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서울 남산에 세운 조선신궁 자리에 손을 마주 잡은 한국, 중국, 필리핀 소녀들을 형상화한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서울 남산도서관 옆 조선신궁 터(회현동1가 100-266)에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과 투쟁, 용기를 기리는 동상을 세운다고 12일 밝혔다. 동상은 키 160㎝에 한국, 중국, 필리핀 소녀 세명이 손을 잡고 정면을 당당히 응시하는 모습으로 제작됐다. 한쪽에는 이들 소녀를 바라보는 고 김학순 할머니의 동상도 들어선다. 김학순 할머니는 1991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인물이다. 이들 동상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치된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을 만든 미국 조각가 스티븐 화이트의 작품으로, 세 명의 소녀상 옆 한쪽은 비워뒀다. 누군가 이들과 손을 맞잡았을 때 완성되는 작품이다. 또한 시민들이 위안부 피해 문제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기단 없이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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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민들이 자발적으로 제작해 서울시에 기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017년 미국 대도시 가운데 최초로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진 곳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김진덕·정경식 재단’이 서울시에 기증을 제안해 지난해부터 지난 6월까지 기림비 동상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제작됐고, 지난 7월 부산항을 거쳐 서울로 왔다. 모든 비용은 재단이 부담했다.
김한일 ‘김진덕·정경식 재단’ 대표는 “서울 기림비는 샌프란시스코 기림비와 함께 인신매매와 성폭력 근절을 일깨우는 상징물로, 후세대들의 인권의식을 향상하고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조선신궁 터는 아픈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장소이며 시민들이 많이 찾는 일상적 공간이어서 이곳에 동상을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제는 이 일대에 통감부, 조선주둔군사령부 등을 뒀으며,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가 만든 사당인 국사당을 옮기고 그 자리에 일제 국가종교시설인 신궁을 세웠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는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오는 14일 동상을 공개하고 시민 공모를 통해 동상의 이름도 지을 계획이다. 공모에 참여하려면 오는 16일부터 11월30일까지 정의기억연대 누리집(http://www.womenandwar.net)에서 응모 신청서를 내려받아 전자우편(war_women@naver.com)으로 신청하면 된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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