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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자신을 취재하러 온 <문화방송>(MBC) 기자를 폭행해 논란을 일으킨 이영훈 서울대학교 전 교수(경제학)가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서울대 명예교수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의 대표적 인사인 이 전 교수는 “위안부 성노예화는 없었다”, “일제가 쌀을 수탈해간 것이 아니라 쌀을 수출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등을 부정한 인물이다. 이 전 교수는 최근 대표 저자로 펴낸 책 <반일 종족주의>에서도 이러한 주장을 되풀이했다.
12일 <한겨레>가 서울대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이 전 교수는 2002년 6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서울대 명예교수 규정은 ‘본교에서 전임교원으로 15년 이상 재직한 사람’을 추대 자격으로 두고 있는데 이 전 교수는 재직기간 미달로 애초에 추대될 수 있는 자격이 없었다. 한 학기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교 쪽에서 가지고 있는 명예교수 목록에도 이 전 교수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이 전 교수는 언론에서 여러 차례 명예교수로 소개됐다. 이 전 교수는 서울대에서 나온 직후인 2017년 3월 <월간조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명예교수로 소개됐고,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명예교수로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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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교수가 교장을 맡고 있는 이승만학당 누리집에서도 ‘명예교수’라는 표현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지난 4월에 올린 제5회 전국 순회강연 공지를 보면, 강사진 소개에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서울대 명예교수’라고 적혀 있다. 지난해 4월에 올린 강의계획서에도 마찬가지로 적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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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교수의 기자 폭행과 명예교수 여부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전국 241개 언론·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방송독립시민행동 정연우·박석운 공동대표와 송현준 전국언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안형준 방송기자연합회 회장, 정병문 서울대 민주동문회 회장,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등 7명은 이날 오후 서울대를 항의 방문해 학교 쪽 입장을 묻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수많은 언론에서 이 전 교수를 명예교수로 노출하고 있음에도 서울대는 어째서 단 한 번도 이를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이 전 교수의 명예교수직 사칭과 관련한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고 요구했다.
정연우 공동대표는 “이 전 대표의 친일 주장이 사회적 권위를 얻게 되는 과정에서 ‘서울대 명예교수’라는 직함이 큰 역할을 했다”며 “서울대 명예교수라는 이름으로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이어가는 것은 서울대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기도 하므로 서울대 스스로 이 전 교수가 사칭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이 전 교수를 폭행 피해자 고소와는 별도로 형사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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