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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美 영사 신원 공개·英 외무 통화로 홍콩 '외세 논란'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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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주도자를 만난 미국 영사의 신원이 친중국 성향 홍콩 매체에 공개된 데 이어 영국 외무장관이 홍콩 특구 행정장관과 통화하면서 중국과 서방국가 간에 홍콩 외세 개입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홍콩에 한 국가 두 체제, 일국양제,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며 미국과 영국의 홍콩 관련 발언 자체를 차단하려고 하지만,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인권을 내세우며 홍콩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까지 주홍콩·마카오 미국 총영사직을 수행한 커트 통은 10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SCMP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대공보가 그 정도로 비열해진 것을 보고 질겁했다"면서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대공보 등은 2014년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인 '우산혁명'의 선두에 섰던 조슈아 웡 등 야당인 데모시스토당 지도부, 홍콩대학 학생회 관계자들이 지난 6일 홍콩의 한 호텔 로비에서 미국 영사와 만나는 사진을 보도했습니다.

대공보는 해당 영사의 실명·얼굴 사진과 함께 주홍콩 미국 총영사관 정치 부문 주요 책임자라고 신원을 공개했습니다.

또 영사 자녀의 이름도 보도내용에 포함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중국을 '폭력배 정권'이라고 맹비난했고, 홍콩 주재 중국 외교부 사무소는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강도 같은 논리"라고 반박하는 등 양측은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통 전 총영사는 "전 세계 외교관들은 다양한 정치적 배경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해야 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중국 외교관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통 전 총영사는 3년 재임 동안 일국양제 틀 안에서 홍콩의 자치가 점점 더 위협받고 있다고 수차례 공개 경고하는 등 중국 중앙정부와 맞선 바 있습니다.

홍콩 주재 중국 외교부 사무소 관계자는 미국이 공공연하게 중국을 비방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홍콩 문제와 중국 내정에 함부로 개입한 잘못을 반성하지도 시정하지도 않으면서 중국 정부를 모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도미닉 라브 영국 신임 외무장관은 전날 홍콩 행정 수반 캐리 람 행정장관과 첫 전화 통화를 갖고 폭력 자제를 촉구하는 한편 평화 시위에 대해 지지를 표했다고 SCMP가 전했습니다.

영국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라브 장관은 모든 측의 폭력행위를 규탄했다. 그러면서도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에 대해 강조했다"면서 "또 수십만 홍콩인들은 자신들의 의사 표현을 위해 이러한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SCMP는 라브 장관의 이날 발언과 관련, 그가 지난달 31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평화 시위와 관련해 "기본적 권리는 존중돼야 한다"고 말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외무부는 또 "라브 장관이 홍콩 주권을 중국으로 반환하는 내용의 영·중 공동성명에서 홍콩에 보장한 고도의 자치에 대한 영국의 지지와 일국양제 원칙에 대한 영국의 약속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라브 장관은 신뢰 구축 방안으로 최근의 시위에 대해 완전히 독립된 조사를 진행할 것을 캐리 람 장관에게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정부가 영국에 내정 간섭을 하지 말라며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기자 문답에서 라브 장관이 캐리 람 장관과 통화한 것에 강한 불쾌감을 내비쳤습니다.

화 대변인은 "홍콩은 중국의 특구며 영국의 식민지가 아니다"라면서 "영국은 홍콩에 대해 주권, 통치권, 감독권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홍콩 문제에 대해 어떠한 외국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본법에는 홍콩의 외교 업무는 중국 중앙 정부가 관리하도록 돼 있는데 영국 정부가 홍콩 행정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압박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영국이 홍콩 문제에 개입하고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홍콩을 선동하지 말라고 엄중히 요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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