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있는 시민단체 ‘도카이행동’ / 9㎝ ‘작은 소녀상’ 사진 SNS 공유 / “역사수정주의에 맞서자” 메시지 / 日 미술평론연맹, 전시 복원 촉구 / 소녀상 전시 철거 협박용의자 체포
연일 왜곡된 역사인식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본 정치권과 달리 일본 시민들 사이에서는 “역사수정주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확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니어처 소녀상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작은소녀상 운동’이 퍼지고 있고, 일본 미술평론가연맹은 ‘평화의 소녀상’ 전시 복원을 촉구하는 의견문을 냈다.
‘작은소녀상 확산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야마모토 미하기가 지난달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미니어처 평화의 소녀상을 들고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야마모토 미하기 제공 |
8일 일본 시민단체 ‘한국병합(합병) 100년 도카이(東海) 행동’에 따르면 이 단체는 올해 초부터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확산하는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미니어처 소녀상과 함께 찍은 일상 사진을 SNS에 올리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미니어처 소녀상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과 같은 모양을 가로 세로 각각 13㎝, 키는 9㎝로 손가락 한뼘 크기만 하게 만든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분위기가 일본 사회 전반에 퍼진 가운데 위안부 언급 등은 분명 민감한 일이지만 많은 이가 작은소녀상과 사진을 찍어 공개하는 용기를 냈다. 도카이 행동이 캠페인을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이 소녀상을 촬영한 사진이 120여장 모였다.
일본 시민들이 ‘작은소녀상’을 일상 속에서 촬영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해 놓은 모습.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확산하는 캠페인 제공 |
이 단체는 작가들로부터 공수한 작은 소녀상을 캠페인 참가 희망자들에게 작품 비용만 받고 보내주는 일도 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일본인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도카이 행동은 캠페인 홍보 영상을 통해 “불행한 역사를 마주 보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기원한다”고 밝혔다.
아베 관저 앞에서 ‘NO 아베’ 집회 ‘일한시민교류를 추진하는 희망연대’ 등 일본 시민단체 회원들이 8일 도쿄의 아베 신조 총리 관저 앞에서 ‘NO 아베’, ‘식민지 지배 사죄와 배상’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아베 정권의 무역보복 조치 등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에 앞서 참의원회관에서 연 실내 집회에서 이들은 ‘평화에 역행하는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정책에 강하게 항의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은 한·일 우호를 근본부터 파괴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도쿄=AP연합뉴스 |
한편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며 협박 팩스를 보낸 50대 용의자가 이날 경찰에 체포됐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아이치현 경찰은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전시와 관련해 “휘발유 통을 갖고 전시를 방해하겠다”며 협박 팩스를 보낸 홋타 슈지(59) 용의자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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