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평화의 소녀상 日예술제서 철거됐지만 전역에 확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본 정부와 우익은 협박과 압력으로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막았지만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인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시민들의 갈망은 막지 못했다.

소녀상은 지난 1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에서 개막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표현의 부자유, 그 후‘ 세션 전시 3일 만에 중단됐다. 이에 아베 정부 기관지로 불리는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을 제외한 주요 언론의 비판을 시작으로 일본 예술계와 시민들은 항의의 뜻을 밝히며 소녀상 전시를 촉구하는 조용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세계일보

4일 일본 아이치현 문화예술센터 밖에서 일본인들이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 중단을 비판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나고야=연합뉴스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 근본부터 부정됐다”

일본 미술평론가연맹(연맹)은 8일 성명을 발표하며 전시를 촉구했다.

이날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연맹은 “표현활동이 폭력과 협박으로 억압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며 “폭력 행위로부터 시민의 활동을 지키는 일이 경찰을 포함한 행정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에 의한 작품 철거는 “시민 스스로가 판단할 권리, 감상할 권리를 빼앗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획전 시작 당시의 모든 전시가 회복되는 사회적 상황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아이치예술문화센터가 있는 나고야시 아이치’현민(시민)‘모임도 같은 날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에게 기획전 재개를 촉구하는 요청문을 제출했다.

전시회의 한 관계자는 “누군가 소녀상 품에 ‘표현의 부자유’에 항의하는 뜻에서 팸플릿을 놓아두고 갔다”며 “일본 내 ‘표현의 부자유’를 그대로 보여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일본 시민들이 촬영한 '작은 평화의 소녀상'


◆일본 시민들의 ‘평화의 소녀상’

소녀상 전시가 중단된 뒤 언론, 예술계에 이어 민간의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일본의 작품 검열을 비판하며 전시 재계를 촉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운동은 해외 예술가들이 먼저 시작했다.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예술은 소셜 미디어(SNS)에 여러 장의 사진을 올리며 ‘평화의 소녀상’ 퍼포먼스를 제안했다. “소녀상처럼 포즈를 취해보자”고 제안한 그는 소녀상이 된 자신을 “‘표현의 자유가 없는 동상’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그의 제안은 멕시코 유명 예술가 모니카 메이어를 시작으로 동서양의 시민들이 동참하며 일본 정부·우익을 향해 항의를 이어오고 있다.

일본에서도 ‘작은 평화의 소녀상 확산’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 시민들은 평화의 소녀상을 작게 줄인 모형을 사진으로 촬영해 SNS에 공유하며 일본 전역에 소녀상을 알리고 있다. 시민들은 일상에서 소녀상과 함께한 사진을 촬영해 공유하는데 8일 현재 약 800여 건의 사진이 게재됐다.

세계일보

일본 시민들이 촬영한 '작은 평화의 소녀상'


캠페인은 국제적 미술 행사에 소녀상을 제외해 ‘표현의 자유’를 촉구하는 의미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로하는 뜻이 담겼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연합뉴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